내가 특등호감을 한 이야기를 한마디 하겠다. 지난번 나는 大邱엘 갔다가 가톨릭시보사 P신부님의 초대를 받았다. 명색이 거기 논설위원이라 사양 않고 응하면서 나는 K선생을 함께 초청해주실 것을 청했다. P신부님 이를 쾌락하시고 K선생을 모셔와 주셨다.
K선생께서는 현재 그의 주보성인인 「아시시」프란치스꼬를 닮으시는지 눈이 안보이기 시작하여 당신의 표현대로하면 內心樂園에 幽居하고 계시다. 이 内心樂園이란 그분 번역인 吳經態 박사의 冊題이기도하다. 내가 의당 찾아가 뵐 것이나 이렇게 외출하시게 한 것은 無료를 덜게 하려는 속셈에서였다.
그런데 K선생은 오실때 C신부님을 동행하셨다. 소개받은 바로는 戰前 中國으로 歸化하셨던 미국신부님으로 중공정권에 추방당하시어 대구교구로 오셔서 방금은 갈멜수녀회 지도신부로 계시다는 珍客이시다. 또한 吳經熊 박사와는 중국에 계실때부터 그야말로 평유(崩友) 시란다.
이래서 자연히 우리의 말머리는 吳박사가 화제가 되었다. 내가 먼저 근자에 台灣을 갔다가 吳박사 가 미국을 가셔서 못만나고 온 이야기를 하며 거기서 주어들은 다음과 같은 얘기를 덧붙였다.
『…그런데 그 吳박사는 천주의 강복도 골고루 받으시더군요. 「東西의 彼岸」에 보면 그가 未信者때, 舊式결혼을 한 부인을 버리고 현대여성과 한번 혼배를 했으면 하더니 글쎄 막상 喪妻를 하고 제자였던 젊은 여성과 再婚을 했다지 않습니까! 하였더니
C신부님, 수긍이 가는 듯 기뻐하시며
『옳지 마침내 再婚을 했군요. 그가 喪妻하자 「로마」를 비롯해 각 나라 修道단체에서 자기네 회로 끌려고 청을 해오고 그의 벗들과 讀者들이 이제 다시 혼배할 생각은 말고 聖職者가 되라고 빗발 같은 壓力이 와서 나에게 그 고민을 털어 놓더니 끝내 결혼을 하였군요. 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게 잘하고 자연스럽다고 여깁니다』
우리 일행은 이 「에피소드」에 大笑하면서 점심을 맛있게 먹어 갔다. 그러다가 나는 또
『이번에 吳박사를 만났다면 그분에게 나는 東西의 가톨릭知性들을 당신이 召集해서 東洋과 西洋의 究竟的인 對話의 通路를 열자고 제안해 보려고 하였는데 고만 못만나 유감이었어요』하였다.
나는 英語를 못함으로 K선생이 통변을 해주시는데 通路를 「홀」 즉 「구멍」이라고 번역하셨다. 그랬더니 C신부님은 나의 의견에 대한 정면대답은 피하시고
『그렇습니다. 구멍을 뚫어야지요. 성경에 있듯이 지붕위에 올라가 기와를 벗기고 구멍을 뚫어야지요(루까복음 5장 18절 참조-筆者註) 오늘날 세계에서 예수는 수많은 物質主義者들과 전쟁과 그 앞재비들 때문에 가리워서 그 모상을 똑똑이 볼 수 없을 뿐아니라 예수를 접할 수가 없거던요』
禪問答이었다. 우리는 유쾌해져서 抱腹絕到할 지경이었다. 또한 서로가 요설이되어 어린애처럼 떠들었다. 또 C신부님은 중도에 나가시더니 神經安靜劑 「세레피아」를 사다가 K선생을 드리시며
『K선생! 너무 좋으셔서 흥분하시면 건강에 좋지 않으실 것이니 이것을 잡수시라』는 것이다.
흥그러워서 눈물이 날 情景이었다. 더욱이나 그날점심 값은 한걸음 앞서나가신 C신부께서 물고 가셨다.
그러니 나는 그날 두분 신부님께 점심대접을 받은 셈이다. 집에 돌아오며 나는 예수께 발을 씻기운 종도들의 심경을 몸소 체험한 느낌이었다.
具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