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회의 「메스콤」에 관한 율령(律令) 제28조가 규정한대로 매년 소정(所定)의 하루를 교회내 뿐 아니라 일반 「메스콤」 전체를 위한 「광보(廣報)의 날」을 설정키로 하여 (셰수승천과 성신강림주일 중간 주일) 교황청은 금년은 5월 7일을 그날로 정하고 이를 3월 7일 발표했다. (본지 3월 26일자호 제1면 참조)
더우기 바오로 6세 교황은 이날 전세계에 이에 관해 특별 「메시지」를 발표키로 했으며 성청(聖廳)은 특별 「신자의 기도」까지 작성하여 이날 하나가 되어 기도하도록 전세계 주교에게 보냈다.
이같은 조처는 세상을 사목하는 교회로서 「메스콤」의 정화(淨化)와 올바른 활용을 강력히 호소하고 이에 교회가 참여하려는 뜻에서 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회의 경우에 있어서는 전기(前記) 한 공의회이 즉 교회의 지향하는 바가 유효적절하게 시행되기에는 아직 많은 점에서 미급한 것이 사실이다.
첫째 공의회 정신의 이해에서부터 그러하며 오히려 이 정신의 이해를 위한 바탕마저 미약함을 인정치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상이기 때문이다.
우선 「가톨릭시보」가 오늘 현재까지 아는 것으로는 64년에 공포된 「메스콤」에 관한 율령실천을 위핸 주교회의기관이 설치되지 않앗으며 이 「메스콤」의 날을 위해 지난 10일의 임시주교회의에서 아무런 논의도 없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간단한 것이기는 하나) 교구민에게 이날에 관해 대전 · 원주 · 부산 · 마산교구가 일련의 행사를 지시했고 서울서도 관계전시회를 갖는다 한다.
20세기 문명발달의 총아(寵兒) 중의 하나며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것이 바로 「메스콤」 즉 대중(大衆)전달수단인 신문 · 라디오 · TV · 영화 · 서적 · 광고 등이다. 「메스콤」은 교통기관의 발달과 함께 이세상 · 인류를 정신과 물질적인 면에서 일치시키는 위대한 힘을 지녔고 문화발달의 촉진재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이기(利器)이다.
그러나 이 매개체(媒介體)는 또한 하느님의 뜻에 반(反)하고 악용되며 선(善)의 반대작용을 초래할 우려도 있다. 이같은 장단점을 내포한 「메스콤」에 대해 교회는 결코 무관심할 수 없으며 오히려 적극적인 관여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본난(本欄)을 통해 여러번 「메스콤」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을 촉구해 왔으나 아직껏 그 반응을 볼 수 없었음에 유감을 금치 못한다.
언제까지 우리는 일방적인 교세의 수적(數的) 증가 등에만 골몰하는 선교정책이 무작정속에 살아야 할 지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우선 80만 신자의 한국교회 출판물 현황을 보자. 4개의 정기(定期)간행물을 합친 월(月) 발행부수는 불과 5만5천부에 불과하다. 단행본의 발간 권종(卷種)은 1년동안 20종을 넘을지 말지 하며 그것도 봉쇄된 울타리 속에서 현대이기(現代利器)인 광고없는 안방판매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자가 시설을 갖춘 인소새ㅗ는 불과 3개소며 애긍, 시사만을 강조한 남어지 원고료에까지 미쳐 일반사회의 그것에 3분의 1에서 5분의 1에 불과하고 교회출판사 종사자의 봉급은 절대 생활비의 5분의 3에 지나지 않으며 여기 종사할 일꾼양성이란 꿈도 꾸지 않고 있다. 그러니 이같은 여건하의 교회출판물 내용이 충실할 수 있다면 오히려 기적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덧붙여 성직자나 신자를 막론한 교회출판물에 대한 관심이나 독서열은 어떤가? 구구한 설명을 요(要)하지 않는다.
우리는 오도(誤導)되고 빗나간 현대문명과 사상의 도전을 받고 있다. 여기 대응하려는 피눈물나는 노력이(사실상 미약하나) 교회출판물에 의해서도 취해지고 있다. 한 인간의 능력은 그가 성직자든 평신자이든 무한하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온갖 여건(與件)이 부족하고 신학교 졸업후의 너무도 조급한 선교활동의 요구에 기인한 사목 등 연학(硏學)할 여유가 없는 곳에서의 교회출판물의 기능과 사명은 중대한 것임은 너무도 당연하고 확실하다.
그러나 교회출판물 보급을 마치 장사꾼이나 돕고 마지못해 구호자에 시사하듯 「봐주는 것」 · (신문의 제1차적 기능인 여론적 바탕의 결여 등도 있으나) 그리고 공기(公器)가 아닌 사물시(私物視)나 사소한 것이라도 비위에 거스리기만 하면 호통치듯 하며 「출판포교」(出版布敎)란 지고(至高)한 의의는 오히려 배제(排除)당하고 비판과 반성을 외면하는 즉 비건설적인 것을 요구하는 경향 아래 있다. 거기다가 교회것은 모두 그냥 주는 구호물자시(視)하고 불과 30원의 지대를 체납하거나 물지않는가 하면 『티끌모아 태산 이루듯』 하는 어려운 경제사정을 전연 생각해 주지 않는 것이 실정이다.
공의회는 분명히 그리고 전적으로 각성과 쇄신을 위한 것이었기에 「가톨릭시보」는 매호마다 주먹만한 활자로 전 지면에 이것을 전재(轉載)했고 촉구했으며 문자 그대로 선(善)에 시종(始終)해서 독자에게 봉사 건의하고 대화의 광장이 되려 힘썼음을 분명히 이 기회에 밝히며 자부(自負)하는 바이다. 또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5월 7일의 「제1회 세계광보(廣報=메스콤)의 날」을 앞두고 몇가지를 제의하여 공의회 정신에 입각하여 이나라에 복음선교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그리스도의 교회로써 겨레와 국가에 봉사하는데 이바지 할 수 있길 바라마지 않는다.
먼저 이날을 설정한 서두에서 밝힌 세가지 의의를 충분히 이해하고 강론과 간단한 기도로 그치는 종래의 소극적 자세를 지양하고 그 의의를 살리기 위해 첫째 사계(斯界)의 성직자 전문가와 신자 신문인이 협의하여 교회 대내외적인 효과적 행사계획을 세우고 둘째는 교회의 이같은 의도를 우리나라에 널리 알리며 일반신문인을 이날 초대코 대화하는 행사를 전국 혹은 교구별로 개최하고 셋째는 조속한 시일내에 주교회의 산하에 「메스콤」 관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이에 관한 진지한 연구활동을 시작할 것이며 넷째는 상기한 교회출판물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 실천하고 다섯째로 교회 대내외적인 신자 언론인 단체조직과 「가톨리시즘」 교육 계몽 및 가톨릭신자 문필인의 「가톨리시즘」에 바탕을 둔 문필의 적극적 사회참여를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