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대청마루 벽에는 교황 요한 23세의 사진이 모셔 있다. 나는 越南을 해서 先考의 영정도 없으니 대신 잘되었다는 생각으로 교황이 갈리셔도 그대로 붙여 놓고 있다. 또 그 厚德하신 모습을 사진으로만 뵈어도 마음이 흐뭇해지며 좋다.
비오 12세가 『七罪의 연못속을 헤여나와도 물들지 않는』(단테神曲에서) 天使的 교황이시라면 요한 23世 영감님은 苦海激浪을 겪고 넘어서 山頂에 이르른 맑앟게된 동양의 神仙과 같은 大德이라 하겠다. 내가 여 기서 요한 23세의 저劃期的인 업적을 찬양하려는게 아니라 내가 傳記나 글에서 얻어 보고 또 줏어들은 逸話의 몇가지를 그 덕담으로 해보려 한다. 요한 23세가 서민적인 것은 널리 알려진 바로서 식사를 여러 사람과 하시기를 즐기셨다고 한다. 祥考치는 못하나 교황이 홀로 식사를 하시는 慣例를 이분이 깨셨단다. 그는 말씀하시기를 식사를 혼자하면 속이 편찮으시다고 술회하셨다는 것이다.
그런 어느날 요한교황께서는 점심을 잡수시고 로마聖廳 뜰을 거니시게 되었다. 그날은 마치 興夫에게 제비가 호박씨를 갔다주던 和暢한 봄날씨였나 보다. 정원에는 잔디를 깎고 매만지던 일꾼들이 막 중참을 벌려 놓고 있었더란다. 이미 상상되겠지만 그 빵은 어린애 베개 만큼씩한 것에 포도주들을 마시고 있는 참이었다. 요안 23세 교황께서는 그곳을 지나치시다가 맛있게 먹는 그들을 보고 나도 포도주를 한잔 달라고 하셨겠다.
그러니 일꾼들이 머뭇머뭇할 수밖에! 교황께서는 그들 중 누가 먹던 포도주병을 드시더니 자기 수단(修衣)에다 병아리를 쓱쓱씻고 병나팔을 부셨던 것이다. 그리고 그 價格을 물으시고 값이 너무 비싸다고 하셨기 때문에 「로마」의 포도주 값이 一時내렸다는 이야기다.
또 취임 초에는 이런 일도 있었단다. 자기 고향에서 농민들이 축하를 왔다. 이들을 알현하시는 교황께서는 그들의 순박하고 정성어린 축하를 받으시며 하신다는 말씀이
『교황이란 그렇게 좋고 훌륭한 직책이 아니야! 나는 여기 성천안에 있는 40여명 추기경들의 行事表의 포로밖에 아무것도 아니야.』 하시더란다.
그런가 하면 또 이렇듯 풍자가 신랄하였던 이야기도 있다. 즉 그분이 駐佛大使로 계실때 파티에서 어느 귀부인의 너무나 육체를 노출한 치장을 보시고 사과 하나를 집어 주시면서
『부인이여! 당신은 이 사과(善惡果)를 자시고 부끄러움을 아십시요』 하였더란다. 이분 얘기를 하자면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이 글 몇장으론 안된다.
오직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분에게는 벌써 이승에서 자기안에 有無가 相通和解되어 서로 對立이 없다는 것이다. 나의 소견으로도 헤아려 보건데 그 境地는 事物全體가 善惡과 高低長短이 確然하나 差等이나 對立이 없는 境地같다. 우리는 나以外에서는 善과 善이 對立하고 差等을 갖고 好惡이 鮮明하고 자기 자신 안에서도 善惡이 對立하고 好惡의 區別이있고 對立이 絶壁처럼 마주한다.
불교적인 文字을 벌면 不二, 無碍에 드셨다고나 할까! 물론 宇宙萬物의 主宰者이신 妙有(天主) 품안에서의 얘기다.
通功을 믿을진대 邊方의 詩人하나도 당신의 平遠한 聖人列品을 祝願한다.
具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