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쳐야 할 惡習 / 양요한(5관구사령부)
M본당은 과거부터 성적자도 많이나고 신앙깊은 구교우촌으로 역대 신부님들이 모두 엄했고 신부님들의 생활자체도 그만큼 준엄했다. 그 본당엔 부님들의 잘못된 행동이 드러나면 주먹다짐으로 신부님께 달려드는 것이 보통이라니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신부님들의 생활을 그렇게 책할땐 그들 신자의 생활은 과연 철두철미하겠지만…. 2년전 H본당 신부님도 자기본당 신학생부모와 몇평의 부지 관계로 언쟁 끝에 결국은 신부님이 피신을 하시기까지 봉변을 당한일이 있었다. 아무리 사제지만 신이 아닌이상 실수가 없을 순 없다. 사제의 수가 많다고 해서 사제를 소홀히 대하거나 사제를 방관내지 헐뜯는 악습은 어디서 배운 것들일까? 과거 선조들은 신부한분 모셔오기 위해 북경을 몇번씩이나 건너다니며 피눈물나는 고통을 겪었다. 명예로운 순교자들의 피의 갚음이 겨우 이것이란 말인가? 사제 없는 교회는 있을 수 없고 목자 없는 양떼는 슬프기만 할 것이다. 우리 신자들은 사제들을 비난하기전에 먼저 한 인간으로써 이해하기에 노력하고 그들의 무거운 짐을 성취하도록 진심으로 돕고 기구해야 할 것이다.
■ 전쟁터의 일요일 / 민차식(병장 군우 151-501 주월백마부대 사령부정보처)
비가 내린다. 원색의 녹색으로 뒤덮인 산야에 비가 내린다.
종소리가 울린다. 내리는 비로 생기를 되찾은 나뭇잎 사이로 빠져나오는 종소리가 들려온다.
얼마나 고요로운 종소리냐! 얼마나 힘있는 종소리냐!
여기는 휴일이 없는 남국의 적전지, 얼굴없는 전쟁의 나라 월남 「나트랑」 북쪽 백여리 「칸호아」성 굽어버린 능선에 자리잡은 백마 사령부 「콘쎄트」안, 종소리가 여기까지 올려온다.
떵그렁 땡 떵그렁 땡, 바로앞 언덕에 새로 단장한 교회가 보인다. 몇개월전까지만해도 천막속 마루바닥에 먼지를 입으로 불며 천주님을 공경했지만 그래도 불편이 없는 즐거운 마음이었다. 일주일간 시달린 피로를 단 한시간의 미사로 푸는 병사, 믿음은 이렇게 거룩한 것인가.
이제는 새로지은 교회로 나간다. 어쩐지 천막속을 찾아 가는 것 보다, 송구스런 마음이다.
오늘도 낯선 어느 계곡에서 천막조차 없이 꿇어앉아 총뿌리를 바라보면서 천주님을 바라보는 전우들을 생각할때 더욱 그러하다. 전쟁터에서도 천주님을 모실 수 있는 기쁨, 이보다 더한 기쁨이 또 있을까? 난 한번도 미사에 빠져본 일은 없다.
상관의 특별한 배려로 참석할 수 있음은 천주님의 가호가 아니냐!
여기서는 본국에서와 같이 천주님께 한발자욱이라도 더 다가갈 수 있는 서적도 넉넉치 않다. 교회가 없는 곳에서 천주님을 찾는 다른 전우를 위해 많은 서적이 아쉽다. 종소리가 그쳤다.
어서오라는 기다란 여운을 남기면서 그쳤다. 서류 정리도 다됐다. 사무실을 나서는 발길이 한결 가볍다. 주여! 왜 우리는 싸워야합니까? 당신의 넓으신 사랑으로 우리 인간들이 전쟁에서 벗어날 것을 도와 주십시요. 다시한번 기도드리면서 발길을 옮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