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화창한 5월은 마리아의 달입니다. 바람과 추위가 가신 대지에 새싹이 움트는 봄은 성모의 것입니다. 과일나무 언덕과 아카시아의 연약한 꽃안개가 자욱하며 꿀벌들이 노래합니다. 5월의 신록과 푸른 창공은 그리스도교의 가장 향기로운 한 송이 꽃의 미를 생각케 해줍니다.
마리아 안에서 강신(降身)의 열매로 익어가는 천주의 생명이 개화(開花)하게 됩니다.
5월이 성모의 계절인 것은 의당한 것입니다. 마리아 안에 모든 인간을 위한 천주의 생명의 약속이 있었읍니다. 그 안에서 모든 인간에게 천국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아름다움이 육화(肉化)되어 있읍니다 마리아의 나지막한 사랑스런 구름 아래 우리는 꽃피는 나무가지에 얽힌 섬세한 봄하늘이 아니라 그의 태(胎)에서 배어나신 신이며 인간인 예수 그리스도의 무한한 영광에 빛나는 천국의 영원히 새로운 하늘을 우러러 봅니다.
5월은 성모의 달입니다. 마리아에 있어서 우리는 모두 희망을 찾아 얻게 됩니다 .성모를 통해서 천주는 우리에게 오셨고, 그의 따뜻한 어머니 품안에 우리를 속타 우는 그분을 발견할 수 있읍니다. 그렇지 않다면 차가운 대지(大地)의 그늘에 엎드려 있어야만 했을 것을!
5월은 우리의 신적(神的) 생명의 주기(週期)를 일깨워 줍니다 봄이 다시 옴과 함께 마리아를 통해서 천주의 은총은 새로운 생명과 사랑을 우리 하나 하나에게 가져다 줌을 상기(想起)시켜 줍니다.
얼마나 겨울이 음침했던들 우리는 한번도 앙상한 벌거숭이 나무에 새싹이 다시 움트며, 숲과 풀밭에 음악이 다시 울려 올 것을 의심하진 않았읍니다.
마리아는 천주가 그의 생명으로써 우리 영혼의 메마른 생각을 따뜻하게 녹히고 숨쉬게 하며, 그의 은총이 우리가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우리 안에 물밀 듯 흘러오며, 우리가 오래 앉아 있었던 고독의 기나긴 한밤도 천주의 성자의 광명과 조화 앞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마리아는 이 생명의 담보이며, 은총의 보증이며, 이 생명의 줄기입니다.
마리아는 우리를 위해서 영복의 시작을 얻게 하며 우리 맘 속에 그의 아들을 심으는데 도와주시는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천주께서 그에게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오게 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무수한 다른 그리스도들의 출생을 돌보시는 어머니 입니다. 인류의 어머니며 또한 하나 하나의 인간에게 애정과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우리 영혼의 밭고랑에 천국의 확실성을 보장해 주는 씨앗을 심어 주십니다. 그의 독자(獨自)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의 미와 더불어 빛나는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씨뿌려 주십니다.
5월은 마리아의 달, 우리는 마리아에게 닮게 되면 될수록 그리스도에게 닯게 됩니다. 마리아에게 본받음은 그의 아들에게 본받음으로 변화되어 갑니다.
IMITATIO MARIAE EST IMITATIO CHAISTI! 성모께 가장 가상스런 찬미는 그의 아이들이 하나씩 제2의 그리스도가 되는 것입니다.
5월의 화창한 봄볕에 겨울이 곁들지 않게, 우리의 마음은 한상 마리아가 심어준 그리스도의 새싹을 가꾸며, 키워가며 마리아의 계절의 영원한 봄이 우리마음에 고이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5월의 창공, 우주여행자들이 말해주는 영원과 무한에 비쳐져 있는 우주미(宇宙美)는 성모의 마음에 반영(反映)된 천주의 미의 모사(模寫)일 것입니다. 지서(智書)에 있듯 이 마리아는 거기서 창조주 앞에서 창조의 아침에 놀고 계셨읍니다.
그렇다고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의 절실한 현실에서 우러나오는 우리의 기구도 잊지 않으십니다.
金太寬(西江大 敎授 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