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을의 인심은 술맛에 따르고 술맛은 물맛에 따른다고 傳해진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東方의 仙境으로 알려져 中國의 槽家에서도 東洋島로 靈藥求하러 보냈을 뿐더러 계水까지 걸어다 술을 빚었다한다. 古事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仙藥구하러 다니던 河西의 사신이 하루는 길가에서 九旬老翁을 회차리질 하는 젊은 女人을 목격했다. 사신이 女人에게 까닭을 물으니 『이애는 나의 세째 아들인데 먹으라는 藥을 마다해서 이처럼 白髮이됐다』는 대답이다. 사신은 하도 신기해서 女人에게 나이를 물으니 3백95歳라는 것이었다. 사신은 더욱 놀라서 그 長生不老의 靈藥이란 무엇인가고 재우쳐 물었다. 그것은 栢栢酒란 술이었다. 栢은 柏의 俗字이니 柏柏酒라고도 하겠는데 柏은 칙나무란 뜻도 되고 잣나무란 뜻도 된다.
字典에 柏酒 또는 柏葉酒를 잣나 무잎을 담근 술이라했으니 잣나무가 맞을 것 같다. 그 女人이 사신에 가르쳐준 栢栢酒의 製法은 이러하다.
春正月望月의 上寅日에 栢根을 캐어 가늘게 깎은 다음 陰乾해서 1되를 2月上卯日에 濟酒 1말에 담그어 7일만에 찌꺼기를 버리고 마신다. 食後는 효험이 없다. 또 夏 4월 上己日에 栢葉을 따서 잘게 저민다음 陰乾, 1되를 5월 上午日에 술 1말에 담그고 秋 7월 上申日에 栢花를 따서 陰乾, 1되를 8월 上酉日에 술 1말에 담그고 冬 10월 上亥日에 栢實을 따서 잘게썬 다음 陰乾, 1되를 11월 上子日에 술 1말에 담그어 마신다. 이 春夏秋冬의 4말을 마신지 13일이면 氣가 盛하고 백일이면 容顔이 充麗하고 白髮이 黒還하고 落齒가 再起한다는 것이다. 그대로 長服한 사신도 3백여년을 살았다한다.
이렇듯 좋은 술은 藥이다. 한국 사람의 酒量에 外國人들은 놀란다. 中國호걸이 酒席에 앉으면 보름이라고들 하지만 그것은 年中몇번없는 큰名節때 뿐이고 日本호걸이 酒席에 앉으면 99盃라고들 하지만 그것도 손톱만한 잔에 百盃를 마신들 대단한量이 못된다. 얼마전 清酒 1되를 마시면 酒家라고 우러러보는 日本에서 우리친구들이 아침飯酒로 淸酒 1되씩을 마셔 旅館主人의 존경을 받았다지만 한국에는 그 정도의 酒客이 어느 동리에나 이웃하고 있다.
얼마나 마시나 集計를 뒤져보았더니 年間 약5백만섬이다. 이중에는 濁酒에서 麥酒 燒酒까지 있으니 酒度는 알 수 없으나 적잖은 數인데 年間 國稅廳이 받은 酒稅만 63억4천2백만원이라고 하면 대충짐작이 갈 것이다. 이것은 5年前보다 5·1배에 해당하는 上昇率이다.
이정도면 술이 과연 藥인지 의심스럽다.
(日前에 친구를 따라 「別莊」이란 麥酒 「홀」로 갔다. 흔이 있듯이 옆테이불에서는 젊은이들이 기염을 토한다. 上司인듯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죽일놈 살릴놈하고 마구 나무라는 것이다. 그런대로 우리는 날씨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술나르던 少女가 불쑥 수수께끼를 걸었다.
『고양이에 쫓겨 다니던 쥐가 술독에 빠졌어요. 본의 아니겠지만 술을 잔뜩 마셨어요. 거나히 취한 쥐 「鼠」서방 술독을 나오며 외쳤어요. 뭐라고 웨쳤겠어요?』
어리둥절해하는 우리에게 少女는 答을 내렸다.
『고양이놈 어디갔냐-하더래요』
폭소가 터졌다. 이윽고 허탈한 듯 우리는 아무 말이 없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少女가 樂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酒量에서 우리를 救해주었다고 짐짓 믿으려하면서… 그러면서 또 다음 술집으로 갔다.
南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