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화창한 봄날 따라 만발한 한 장미꽃과 더불어 성모님을 공경하는 성월이자 일반사회에서는 이달 5일 날의 「어린이날」, 8일 날의 「어머니날」 등 각종 행사 등을 다채롭게 펼칠 것으로 5월 한달은 실로 아름다운 일들이 연속되는 연중 가장 선의의 달이기도 하다. 또 이달은 「청소년 선도의 달」로 설정되어 일반의 청소년 애호사상 및 계몽을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어린이의 문제, 청소년의 문제는 가정을 떠나서는 생각 할 수 없는 문제요, 동시에 가정을 도외시하고는 그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도 65년 12월 7일, 동 회의에 참가한 교부들의 압도적다수의 찬성을 얻어 가결하고 바오로 6세 성하에 의하여 반포된 「현대세계사목헌장」 제2부 제1장에서 세계의 긴급과제의 하나로 결혼과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들고 있다. 여기에서는 종전까지의 결혼의 제일, 제이의 목적이란 표현을 지양하고 부부의 상호애정 그 애정의 결실인 자녀들을 결혼에 있어서의 동등한 본질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 점이 특이하며 동시에 가정에서의 자녀교육의 중대성을 웅변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오늘날 세계의 고민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전쟁과 평화의 문제가 그러하고 식량문제 보건문제 등등.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 가운데도 가장 긴급한 문제는 어린이들의 보호육성, 청소년들의 선도문제라 하겠다. 청소년들의 탈선·횡포·범죄의 격증·살인 등 죄질(罪質)의 악화 등은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이것은 세계적인 문제며 세계 공통의 고민인 것이다. 이 원인은 전기 헌장이 분석한 바에 의하면 다처(多妻)주의 이혼의 유행, 소위자유연애, 부부애가 쾌락주의, 이기주의 등으로 기울어지는 풍조를 위시해서 현대사회가 지닌 경제적·사회적·심리적·정치적 조건들이 가정에 몰아치는 혼란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원인들의 결과는 필연적으로 두개의 형태로 자녀들의 심리와 그 행동에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 하나는 자녀들의 방치요, 자녀교육의 포기다. 가정은 풍성한 인간형성의 학교의 일종이다. 가정이 그 생명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애정에 찬 마음의 교류, 부부의 화합된 협의는 물론, 자녀교육에 관한 양친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 자녀들은 이러한 가정의 따뜻한 공기를 호흡함으로도 능히 건전하게 육성되어 나가는 것이다.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부친의 적극적인 존재가 크게 이바지하거니와 아이들 특히 어린아이들이 항시 찾아마지않는 모친이 가정에 있어야 한다. 따라다닐 필요는 없다. 가정에 있으면서 끊임없이베푸는 배려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현대의 세계는 진술한 원인 외에도 부모들이 특히 모친들의 가정 방치가 너무 많다. 경제적 이유, 여성들의 사회참여 등의 이유를 들것이다. 그러나 가정과 자녀들을 방치하는 여성계층은 노동자나 서민층보다 경제적으로 유족한 가정일수록 많음을 우리 스스로 목격·경험하고 있지 않는가. 청소년들의 범죄가 비교적 적은 나라는 사회보장제도가 잘되어 있는 나라라는 생각을 흔히들 한다. 그러나 사회보장제도가 완전에 가까운 나라에서 소년범죄, 특히 성적범죄가 많음을 통계학은 가르쳐 주고 있다.
청소년의 탈선은 대부분 그 부모의 자녀방치 무관심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현명하고 영지에 가득한 모친의 눈길아래 그리고 따뜻한 모정은 능히 이것만이 자녀를 선도할 수 있는 것이다. 부모들이 가정 밖에서 사회참여며 더구나 이기와 형락의 생활을 추구하는데 여념이 없는 한 그 자녀들이 가정에서 홀로 성인(聖人)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인간이 혼자있는 것은 좋지 않다』(창세기 2장 18)고 했다. 소화 데레사 성녀의 부친은 아침마다 문전 구걸하는 걸인에게 반드시 소화 데레사를 시켜 식사를 제공케하여 애덕하는 법을 가르쳤다고 하지 않는가.
청소년들의 탈선내지 범죄의 둘째 의원인은 부모들의 과잉된 자녀간섭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자녀들의 일을 도맡아 부모들이 해주므로 자녀들로 하여금 자력독행(自力獨行)의 능력을 완전히 마비시켜버리는 일이다. 이러한 교육아닌 과잉보호는 자녀들로 하여금 선악에 대한 판단력마저 상실케하는 결과를 초래 한다. 자식은 가정 밖에 나가면 자기 판단으로 만사를 처리하여야 한다.
또 부모가 언제까지나 살아있어 언제까지나 그 뒤를 돌봐줄 수는 없다. 부모 없이 살수 없는 의타심만을 기르는 것은 방치와 동등하게 위험하며 소심(小心)내지 허영심에 찬 부모 등의 과잉보호라 하겠다. 현재 사회문제로 크게 논의되고 있는 소위 「과외공부」도 그러한 하나의 폐단이거니와 일류학교입학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이 문제는 만사 「점수」 위주인 우리의 현실로는 아직 간단히 논난해 버리지 못할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거니와 부모가 자녀 를 교육하는 목적은 그들의 장래의 행복을 위할진대 완전한 인격자를 만드는데는 「수험공부」라는 편중된 공부만으로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교육 특허 신자의 자녀는 종교교육, 교리습득이 급선무요. 교육의 제1의적인 것임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인간은 소위 「주요과목」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종교교육에도 정서교육·덕육(德育)·기타 조화된 교육만이 인간을 천주님의 뜻에 맞게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하겠다. 이러한 교육은 부모들의 모법과 화합한 가정을통하여서만 성취된다. 「5월은 가 정의 달」. 가정진흥을 계획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