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인구의 폭발이라는 것이 빚어낸 결과라고 우리 사회의 큰 문제가 되어있는 것의 하나는 학교교육의 현황이다. 우선 국민학교에서만 보더라도 학생수에 비해 교실과 교사(敎師)의 부족이 심하다. 학교교실에 100명이나 되는 많은 아이들을 수용하여 가르치고 있지만 그러고도 교실이 모자라서 하루 3부제로 교육을 하고 있는 학교가 많다.
이런 환경에선 교사와 어린이들의 대화가 완전할 수 없으며 어린이들 상호간의 유희와 대화도 만족하게 이루어질 수 없으며 따라서 어린이들은 생활하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기계적 의무적으로 학교에 내왕하는 것이 고작인 정도의 형편이 된다. 의무교육이 이래가지고서는 국가와 사회의 장래가 참으로 우려된다.
우리교회도 보면 어느곳에서나 미사때마다 성당이 늘 초만원이다. 성당에 드나드는 요인들은 제각기 제나름으로 천주님께 기도하고 각가지 성사에 참여한다.
그러나 그네들은 서로간의 대화가 부족하다. 사제와 신도 대 신도와 신도간에 대화의 기회가 아주 적으며 있어도 기계적 · 사무적인 것으로 기치기 쉽다.
그네들은 고독한 교인들이다. 이런 풍조는 가톨릭 교회의 인구가 증가한 때문일지도 모른다. 교회인구의 증가에 따라 사제들의 일은 너무나 벅차고 복잡해지고 교회가 자연 가족적 분위기를 잃게되며 그리스도 신비체의 지체들이 한몸 한마음인 형제들로서의 유대를 잃게 된다면 우리 교회는 결국 병들게 된다. 이런 풍조가 따지고 보면 인구증가 외에도 이런 저런 이유에 의하여 생기게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하여튼 교회로서는 적지않은 관심을 써야할 사태라고 본다.
관심을 써야할 여러가지 일들 중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힘써야 할 큰일의 하나는 냉담교우들의 문제다.
우리 교회가 전교에 힘써 새오룬 입교자를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겠지만 한 가정의 가출(家出)한 자식 모양 우리 교회안의 형제로서 우리들과 다같이 살다가 떨어져 나가는 교우들의 문제가 큰 일이다. 어떤 가정의 문제아동이란 그 원인이 유전이나 소질에 있는 것도 아니고 아동 자신에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아동을 기르고 가르치는 부모와 교사와 사회인들의 영향으로 문제를 일으킬 따름이다.
가족들 사이에 사랑의 대화가 없는 가정은 특히 정신병의 원인이 된다.
냉담교우들의 증가를 방지하고 그네들을 다시 우리 교회 안에 포섭하는 일은 우리 교회를 사랑의 대화가 있는 성총안의 가정생활과도 같은 산 환경의 터전으로 건설하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兪碩鎭(서울 聖베드루精神科院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