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되었읍니다. 철수는 가만히 일어나 교실을 나왔어요. 다른 어린이들은 도시락을 열고 점심을 먹느라고 야단입니다. 철수는 몹시도 가난해서 도시락을 싸 올수가 없었어요. 교실을 나온 철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철봉대 옆 구석진 곳에 쭈구리고 앉아 자꾸만 엄마생각을 했읍니다. 엄마와 아빠는 지난 여름에 모두 병으로 돌아가시고 철수만이 동내 넝마주이 아저씨들이 사는 땅굴 속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어요. 아침밥은 넝마주이 아저씨들이 얻어온 꿀꿀이 죽을 먹고 학교에 온답니다. 철수는 울었읍니다.
『엄마! 난 엄마가 보고 싶어 죽겠어!』
『엄마는 안그래』
『난 지금 배고프지 않아!』
『엄마를 한번 만이라도 보았으면 좋겠어』
『그러나 사람들이 말하는데 엄마는 다시 볼수가 없대』
『그러나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면 엄마와 아빠는 참 기뻐하실 거래』
『나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 될께』
그러자 『철수야 너 또 이곳에 있었구나!』
하며 짝인 영히가 왔어요. 영히는 공부도 잘하고 마음도 착한 부잣집 아이였어요.
철수는 2학년 2반 반장이고 영히는 부반장이었어요.
『너 또 엄마 생각하고 울었구나. 빨리 그만 울고 나하고 같이 가서 점심먹자. 울엄마한테 네 이야기를 했더니 너하고 같이 먹으라고 밥 많이 싸주었다』
둘은 같이 일어나 교실로 들어갔읍니다. 벌써 다른 학생들은 점심을 다 먹고 운동장에서 뛰어 놀고 있었읍니다. 철수와 영히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정심을 나누어 먹었읍니다. 영히는 책상을 열고
『이거 우리엄마가 너 같다주래』 하면서 공책과 연필 지우게를 내놓았읍니다.
철수의 눈에서는 또 눈물이 흘렀어요. 아무리 울지않으려고 해도 자꾸만 눈물이 나왔읍니다. 엄마가 그리웠읍니다.
영히 엄마 생각을 하면 정말 엄마가 보고 싶어집니 다.
그래서 『엄마!』하고 소리 내서 울었읍니다. 영히도 덩달아 울었읍니다. 둘은 정말 착하고 공부 열심히하는 어린이였어요. 착한 어린이는 불쌍한 사람을 동정할 줄 암니다. 그리고 남을 동정할 줄 알아야 훌륭 한사람이 되는 거야요.
글 차인현(아현동보좌신부) 그림 송영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