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會議員이 茶房아가씨를 때리다니 말이 안되지』
月曜日아침 出勤하자 柳光烈 論說委員이 編輯局에 내려와 하시는 말씀이다. 아마 「地平線」 감으로 構想하시는가 보다. 茶집에 同行한 사람이 『國會議員이니 잘 모시라』한 말부터가 稚氣어린것이었고 그렇다고 『國會議員이면 다냐』고 대꾸한 아가씨의 버릇도 接客業所의 종업원답지 못했고 더 더군다나 그랬다고 물을 끼얹고 뺨까지 때린 國會議員의 손짓은 망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떤 國會議員한사람의 망신 꼴이기 전에 이런 爲人들에게 國事를 맡긴 國民의 서글픔이 문제일 것 같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린 女子에 손을 댈만치 여유가 없는 성미라면 公事처리에서도 그런 실수가 있을법하기 때문이다. 國會議長秘書室長을 지냈고 民職員으로 「選良의」 경험도 있는 柳 先生은 저으기 못마땅한 내색이다.
『金모씨도 딸이 아니지만 우리나라 接客業所종업원들의 불친절도 어지간하지 않습니까… 모두 마음의 여유가 없어 그런 건지 영악해서 그런 건지?』하고 혼자 말처럼 중얼거리니 柳 선생은 갑자기 밝은 표정을 지으며 그렇지 않다고 한다. 물론 外勢와 貧困에 시달리기만해 온 백성이라 영악하기야 하지만 그 영악의 底邊이 얕아서 希望的이라며 바로 어제당한 소매치기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슬부슬 내리던 休日의 비가 몇 멎었다. 柳 선생은 이 姪女를 데리고 사직공원 쪽으로 산책에 나섰다. 불현듯이 姪女아이가 『이모부 지갑』하고 소리쳤다. 고이적삼의 쪼끼주머니에서 비죽이 보이던 지갑이 없어졌다. 뒤돌아보니 스므나무살난 청년이 역시 이쪽을 보며 멈칫 서 있다. 姪女의 소리에 자기도 놀랐던 모양이다.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柳 선생의 視線을 피하듯 청년은 잠시 머뭇거리다 다가왔다.
『선생님 지갑이 떨어졌읍니다』 그는 굽벅하며 지갑을 내밀었다. 柳 선생은 모두가 뜻밖이었다. 지갑을 받아든 柳 선생은 고마웠다. 지갑보다 그 마음이 고마웠다. 지갑에서 몇백원 집어내어 청년에게 주면서
『줏어줘서 고마우이. 돈이야 몇푼안되지만 메모한 쪽지가 없어지면 큰일날번 했어』 했다. 미소지은 柳 선생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며 굽벅한 다음 청년은 돈도 받지 않고 돌아섰다는 것이다.
『소매치기의 惡의 底邊이 이정도면 우리나라 사람도 善良한 편이라고 봐야하지 않겠오』 하며 柳 선생은 일어서서 소요하듯 局內取材를 다니는 것이었다.
우리가 태어날 무렵 이미 社會部長이던 이 大先輩는 불과 4·5장의 「컬럼」을 쓰는데도 언제나 一線記者들과 이렇게 의견을 나눈다. 그 성실함에는 머리가 수구러진다. 茶집 종업원이나 國會議員이나 柳 선생의 몇분의 정도라도 자기가 하는 일에 성실할 수 있다면…하고 생각하니 老記者 柳 선생의 뒷모습이 새삼스럽다.
南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