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교구장에 김수환 대주교가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누구보다도 흐뭇하게 여기고 환영한 사람들은 바로 「매스·메디아」에 종사하고 있는 가톨릭저널리스트클럽 회원들이었다. 김 대주교가 주교회의 「매스·콤」 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점도 있겠지만 「가톨릭시보」 사장으로 3년 동안 가톨릭언론인으로서 신문기자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홍보의 날」 특집으로 보도한 본보에 『가톨릭교회가 봉쇄적이고 「매스·콤」을 활용할 줄 모른다』고 나무라는 기사를 발표한 외교인 신문기자가 있었다. 이것을 「오보」라고 달려들 사람은 가톨릭 안에 아무도 없다. 아니 도리어 『속이 시원하다』고 감탄하는 가톨릭신자들이 너무나 많다. ▲교황 바오로 6세는 「매스·메디아에 관한 교령」을 발표하여 교회가 「매스·콤」을 선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매스·콤·위원회」가 생기게 된 것도 여기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일부 성직자에게는 이러한 교황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마치 집권층이 신문기자를 기피하듯 「기자」라고 하면 외면하고 상을 찌프리는 사람이 더러 있다는 말이다. ▲어떤 기관의 성직자는 기자에게 사뭇 정색을 하면서 『도대체 당신의 근무처는 어디기에 만날 돌아다니기만 하시오?』 마치 놀고먹는 불량배 다루듯 한다. 기자라는 직업을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것이다. 기사 자료를 얻기 위해서 나다녀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직업상 의무이다. ▲『제발 저 기자들 좀 끌어 내려주시오』 김 대주교 착좌식에서 어느 성직자가 선전담당 위원에게 수삼차 항의하는 말이다. 『천연색 사진보도 때문이라니 좀 양해 해주는게 좋겠다』고 하니까 『천연색 때문에 행사를 망칠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런 핀잔을 받아가면서도 기자들은 천직에 충실하여 천연색 사진보도가 두 일간신문에 특집으로 다루어졌고, 각 신문에서는 앞을 다투어가며 거룩한 행사를 대서특필했다. 식에 참석한 인사들이 약간의 분심과 불편을 느꼈겠으나 우리는 기자들을 통해서 이날의 행사를 전국 수백만 독자에게 알릴 수 있었다. ▲김 대주교는 환영답사에서 『보도진의 노고와 절대적인 협력에 감사한다』고 하여 「매스콤 위원장」으로서의 관록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그의 뜻이 하부에 까지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성직자들에게 「매스·콤 선용을 위한 세미나」라도 열어지기를 바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