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개최한 금년도 제2차 주교회의가 5월 31일 폐막했다.
2월 7일 江華사건으로 열린 임시 주교회의에 이어 이번회의 3월과 4월 19일의 주교회의 상임위원회가 다듬은 의제 14개를 상정하고 29일(김 대주교 착좌식)을 제외한 4일간에 걸쳐 계속됐는데 이번회의가 결의한 안건중 눈에 뜨이는 것은 ▲사제들의 재교육 및 신학생 양성 지침을 연구토록한 것과 「司牧센타」 설립 ▲평신자사도직단체의 전국적 규합·조직 ▲일치위원회로 하여금 비그리스도교인 타 종교와의 대화·협력을 관장케 한 것 ▲교구구역을 정부의 市·道구역분할에 準해서 재조정한 것 등이다.
신학교 교육개혁이나 사제들의 재교육문제는 제2차 바티깐 공의회가 바라는 각성·쇄신과 교회의 현대적응 및 참여의 제1차 작업과 긴밀히 관련되며 생활한 교회를 지속케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에-특히 오늘의 한국에 있어서-그 중요성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왜냐하면 한국교회의 존폐여부를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성직자들의 지도여하와 능력·성의 여부에 달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從來까지의 신학교 교육은 개인聖性함양에 치중했고 세상을 외면한 폐쇄적 은둔자요 인간을 신에게 인도하는 봉사자이기 보단 대접받는 자로 양성한 것 같은 느낌이다.
한편 영세자 多量輩出 優位主義로 해서 혹은 교회당국의 無定見과 配慮不足으로 서품뒤의 硏學은 거의 불가능했거나 全無한채 오늘까지 살아온 것이 사실일 것이다.
둘째로 공의회 후 갑자기 대두된 평신자사도직운동은 다른 신자는 물론 악숀에 참여하는 자들에까지도 그의 회가 충분히 이해되어져 있지 않고 활동이나 조직이 산발적인 오늘, 평신자사도직운동을 구체적으로 통합·계몽·조직·활동케 할 전국조직체가 탄생된 점과 일꾼을 다양하게 양성할 수 있는 희망이 보여 이번 결의를 높이 평가 않을 수 없다.
세째는 비그리스도교 문명권인 우리나라서 1백여만명의 크리스찬과의 재일치에 못지 않은 비(非)그리스도교 신앙인과의 관계를 중시한 것이다.
또 다른 주요결의는 교구구역의 재조정이다. 사실 이 문제는 자체가 지닌 의의보다 주교공통성(연대성)의 실현이 더 큰 뜻을 지닌 것으로 안다.
그의 결의 중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소외된 존재처럼 여겨진 군종신부들이 군중단과 출신교구로 兩分된 支援이긴 하나 활동비와 생활보장을 받게 된 것, 남자수도회 원장협의회가 주교회의에 「옵서버」를 보낼 수 있는 것들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왜 여자수도회 원장들은 제외됐는지 이해키 곤란 한다.
본란은 여러번 이 문제를 주장해온 바이지만 거듭 유감을 금치 못하는 바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주교공동성」의 「비죤」과 지도력을 확연히 찾을 수 없는 것과 주교단이 한국사회 사목을 위한 구체적인 일련의 공동계획이나 靑寫眞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공의회정신을 실천 구현할 계획이 무엇인지 막연한 것이다. 이것을 위한 계몽이나 해설, 실천방안을 구체적으로 들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물론 산발적인 실천을 해왔고 이번회의도 몇가지는 내놓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의안상정 토의는 즉흥적인 인상뿐이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어떤 결론을 얻을 만큼 한국교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성찰하고 알아본적이 없다. 우리의 자세가 봉사자다운 성실성과 근면성 그리고 능력을 지녔는지? 오늘 한국의 하느님의 백성들이 복음으로 사는 것을 최대의 희망과 기쁨으로 아는지? 우리의 물질적 知的 능력이 교회가 바라고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그것에 미칠만한지? 지워진 十字架의 무개로 좌절감에 몰려있지 않은지? 단순한 知的 啓發만이 아닌 사명감과 봉사심에 充溢한 일꾼을 길러왔는지? 丁一權 국무총리는 5월 29일의 서울대주교 취임식에서 우리를 향해 『우리나라에서 開花의 원동력이 돼온』 것처럼 『물질면의 성장에 수반돼야 할 정신면의 성장이 시급한 현시점에서 천주교회의 기여』를 갈망한다고 했다.
지금 우리는 제2차 바티깐 공의회에 뒤따른 과도기로 方向感覺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50년전이나 오늘이나 다름없는 「주일신자」 내지 「조·만과나 묵주신자」의 단체일 뿐이다. 듣건데 년내에 2·3개 교구가 더 창설될 것이라 한다. 힘이나 능력분산의 기우가 경험에 비춰 또 앞선다. 지금은 혐의분산보다 집약이 절실한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주교회의는 산하에 사무국과 7개 분과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번 주교회의 결의사항이 웅변하듯 거의가 「연구해 보기로 했다」는 선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위임·지시받은 위원들도 일에 몰두하지 못하고 「연구」만을 계속 하고 있다. 우리는 주교회의에 상정될 안건들이 어디서 어떻게 어느 정도 누구에 의해 연구 검토되는지를 알 수 없다. 사무국과 분과위원 그리고 오랜 세월을 면학한 전문가들의 실질적인 보필을 아낌없이 받기를 다시한번 건의한다. 여론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넓게 구체적으로 알게한 결실은 그만큼 풍부한줄 안다. 그리고 힘의 분산보다 전문가로 하여금 전문분야에 총력을 다 할 수 있도록 힘을 합하는 것이 한국적 현실에서는 건설적인 줄 믿는다.
그리하여 모인 衆智로 먼저 현행 司牧·敎政‧信心生活·포교 전반을 같이 재검토하고 무엇을 각성·쇄신·개혁할 것인지 과학적으로 연구 분석·파악해서 시정할 것은 하고 指標를 세워 일관된 새방안을 모색·수립하여 현대세계에 적응하고 오늘 겨레와 국가에 참여하여 함께 봉사할 수 있을 것을 다시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