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일본 상지대학에서 교수로 지낸 D신부가 수삭전 그의 학술자료수집차 우리나라에 들렀을 때의 이야기다. 수도도 아닌 당지 T시의 신자 수가 4만이라니까 그는 깜짝 놀라면서 국제도시인 동경신자 수가 5만인데 얼마나 부러운 현상이냐고 했다. 몇년전만 해도 우리교회는 명실 전교의 황금기를 겪고 있어 마치 수확기에 접어든 이즘 농촌처럼 바쁜 추수를 치르기에 여념이 없었던게 사실이다. ▲본지에 연재중인 교구별 교세통게표를 보면 이러한 교세 황금기는 한풀 걲여 내리막길의 추세다. 확실히 교회인구의 감소는 교회로서는 무엇보다 우려되는 현상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교세의 저조 못지 않게 문제되는 것은 교우들의 질적 문제일 것이다. 얼핏 질적문제를 내세우니까 신자들의 지식교육의 고하를 의미하는 것 같지만 신앙이 반드시 지식에 매인게 아니라는 것이 사실이고 보면, 그리고 소위 구호품에 생심을 내어 교회로 몰려온 부동인구는 이미 정리된 단계에 있고 보면 냉담원인은 그런 것에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 신자들은 교회입문당초부터 자기가 가질 신앙에 대해서 보다 진지한 대결이나 모색이 없는 것이 확실한게 아닐까? 결국 이들에겐 신앙이란 확고한 주체적인 입장에서의 선택이 아니라 『한번 믿어 볼까?』 그런 정도의 감정적인 생심이었던 것 같고 그런 동기로 교회에 들어온 이후에도 어떤 의지적인 신앙의 노력 없이 극히 수동적이요 타성적인 상태에서 방관자로만 지내다가 끝내는 교회란 괜히 잘못 끄집혀 들어온 잔뜩 부담만 주는 곳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쉽사리 빠져나갈 수 조차 없는 어떤 유대감을 버리지 못하면 이어야말로 정신적인 위안이나 생활에 의의를 주기보다 차라리 어떤 중압과 부담을 느끼게 할 뿐이다. ▲냉담의 원인은 첫째가 신자 자신에게 달려 있을 터이지만 교회도 하나의 사회고 보면 지극히 복잡한 현실 사회구조 속에서 냉담자 개선에 있어서나 포교에서도 막연한 교의 설유를 넘어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지도력과 설득력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