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교회의가 우리 60만 국군의 신앙생활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종군신부단의 운영과 그 지원대책을 세우기로한데 대하여 우리는 전폭적인 찬의를 표하면서 또 하나 우리에게서 격리되어있고 소외(疎外)되어 있는 동포들 집단을 향하여 교회적인 눈을 돌리고저 하는바, 이는 바로 멀고도 가까운 이웃 日本에 있는 60만 교포들의 영신사정이다.
본지 5월 20일자 보도에 의하면 일본의 土井 추기경은 한국인 교우를 위한 한국인 지도신부를 정식으로 초청할 것을 허가하였다고 하며 이에 호응한 全州교구의 사제한분이 불원 도일(渡日)하게 될 것이라고 들린다. 이로써 우선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신자들의 수십년에 걸친 숙원(宿願)의 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언뜻 생각하기에는 일본에 거주하는 우리 신자들은 일본교회에 나아가 신앙생활을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또 이것이 세계 공교회의 생활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문제에 있어서 한국인과 일본인의 시민생활이 일치융화 될 수 없듯이 교회생활 역시 마찬가지라 하겠다. 그야 미사참여 하고 성사나 받자면 못할바 아니겠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 수계(守戒) 생활에 불과하고 그것도 교육수준이 문맹에 가까운 대다수 교포들에게 있어 강론을 듣는다든가 교리를 배운다든가, 교회서적을 읽는다는 것은 전혀 바랄 수 없으니 그들의 영혼이야말로 고독과 설움의 유랑(流浪) 살이를 이제까지 해온 것이다.
이러한 교포신자들의 특수 환경이나 사정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은
8·15전부터 제기되고 있어, 외국 신부나 재일 방인 신부들의 부지와 노력으로 불연속적이나마 교포들을 위한 특별미사 봉헌, 신우회와 유학생회 조직, 잡지출판, 아동관 및 신자「센타」 등의 건립 운영으로 나타나고 있었으며 방임신부와 수녀들의 전교진출을 고대해 왔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우리 교포 중 이미 신자가된 이들 幾千명의 경우이거니와 한걸음 나아가서 우리 교포전체의 영신문제를 생각할 때 신부 한두명의 파견만으로 끝마칠 일은 아니다.
우리 가톨릭적 입장에서 볼 때 우리 한국교포의 종교생활은 완전 황무지요, 방치상태라고 하겠으며 이래서 교포들은 그 비참한 생활곤궁과 비정상적인 사회처신과 더불어 일본사회에서 우범적(虞犯的) 존재시하는 경향마저 없지 않다.
물론 이 시점(時点)에서 따져볼 때 이번에 파견되는 신부한분도 일 본교회는 숙소만을 제공하고 우리 교포신자들이 그 외의 일체생활과 활동비를 부담해야되므로 이출발의 성공도 용이한 일이 아니지만 우리는 저러한 교포전체의 영신문제를 거시적(巨視的)으로 검토함으로써 앞으로의 전교회적인 대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을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