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정초가 되면 옛부터 우리는 집안 또는 이웃의 어른을 찾아뵙고 새해인사를 드린다. 세배가 한차례 지나고 나면 어른들은 으례 덕담(德談)을 들려준다. 이른바 희망이 성취되기를 바란다는 고무적인 이야기를 한다. 과거에 급제하라는 등 올해는 장가를 들라는 등 사업이 번창하라는 등 옥동자를 순산하라는 등 또 어른들께는 무병과 장수를 축원하는 덕담을 한다. 들어서 기분이 좋고 또 그런 희망을 가지고 살다보면 의외로 쉽게 성취되는 수도 있기 마련이다. ▼우리 교회의 새해 인사에는 이런류의 덕담에 앞서 행해지는 인사말이 있었다. 이른바 「찬미예수」. 신자들은 어떤 일을 행하든 모두가 그리스도를 위해서 하는 것이니까 무엇보다 그리스도를 찬미하는 인사가 앞서는 것이다. 비록 내가 배가 고파 밥을 먹더라도 그것이 그리스도의 뜻에 어긋나는 행위라면 밥을 먹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웃을지 몰라도 이게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마음의 자세다. ▼「찬미예수」는 우리 교회의 아름다운 풍습이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때 부터인가 이런 인사법이 사라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교황성하께서 방한하실 때 우리의 옛 인사법을 다시 일깨워 주셨다. 찬미예수,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주를 찬미하는 인사라야하고 주님께 욕되는 일이라면 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세배를 할 때 고개숙여 절하면서 「찬미예수」하면 절을 받는 어른 편에서는 「아멘」하면서 응답을 한다. 그 다음에 예의 그 덕담을 서로 나눈다. 교황 성하께서 이 땅에 첫발을 딛으시면서 하신 인사 「찬미예수」는 우리 신앙선조들의 아름다운 유풍(遺風)이엇다. 이제 우리는 이 아름다운 인사법을 다시 살려 전파신켜 나가야겠다. 이 인사말이 널리 퍼져 누구나가 쓰는 자연스런 인사말이 될 때 이 땅에는 저절로 「그리스도의 평화」가 깃들 것이다. ▼이제 그 옜날 순교의 피로 얼룩졌던 그 이름의 병인년 새 아침에 우리 가톨릭신문 직원 일동은 애독자 여러분께 세배를 드립니다. 『찬미예수! 애독자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이 풍성하시어 더욱 성화되고 평화와 행복을 누리시기 바랍니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