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말더스는 인구의 팽창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식량생산은 산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전쟁이나 질병으로 인한 자연적인 인구감소 외에 이의 균형을 위한 대책으로 정욕의 억제로써 인구과잉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지난 7월 25일자로 5년간의 숙고와 고심 끝에 산아제한에 대한 회칙을 발표했다. 결국 가톨릭의 전통적 입장인 인공적 산아제한을 단죄한 원칙엔 아무런 변경도 없이 지난 세대의 윤리관을 5억5천만 가톨릭 신자들에게 요구함으로써, 누그러질 줄 알았던 산제법에 기대를 걸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주었다. ▲인공적 산아제한을 찬성하는 편에서는 금욕적인 어려운 방법보다는 쉬운 인공적인 방법을 씀으로써, 인구팽창으로 인한 빈곤타파를 부르짖고 있다. 반면 인공적 산아제한을 죄악시하려는 사람들의 견해로는 산아제한이 빈곤타파보다는 성의 문란을 가져오고 수태방지에 앞서 태아살해까지 자행함으로써 생명의 존엄성을 모독하고 신성한 결혼생활은 한갖 동물적 쾌락의 방편으로 추락시킨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가톨릭은 시대와 역사에 역행한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우리는 산아제한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국민의 하나다. 매년 대구시민 만큼의 인구가 불어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의학이나 사회시설의 발달로 사망율은 줄고 있어 언젠가는 발붙일 곳도 없어지리라는 불안한 예상까지도 하고 있다. 그래서 산아제한을 한국민에게 필요불가결한 행위로 단정하여 정부에서도 막대한 예산과 인원을 동원하여 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톨릭인으로서, 아니, 보편적인 人道의 입장에서 재삼 숙고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인명을 살해함으로써까지 얻어지는 富, 자유방임적인 산아제한으로 파생되는 윤리적인 폐단, 사회범죄 등 과연 선도 악도 아닌 富를 위해 종국적인 인류파멸을 감수할 것인가가 문제다. ▲우리는 이 지구가 제2의 「소돔」과 「고모라」가 되지 않기 위해서 금욕의 방법이 아닌 잡다한 인공적 산아 제한을 단죄한 교황의 교령을 따라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