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이것은 누구나 아침에 깨어서 밤에 잠들 때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의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것이다. 또한 사람의 생각이나 사상을 소리로써나 타내는 것이요, 사람과 사람사이에 관계를 서로 연결시켜주는 유일한 것이다. 무릎위에 귀여운 손자를 앉히고 다정하게 들려주는 할머니의 구수한 옛이야기에서부터 우리 人間의 言語는 그 結晶을 익혀왔으며 수없이 변하는 人間成長의 과정처럼 말은 그 변화를 계속해왔던 것이다. 이렇듯 言語는 바람처럼 강물처럼 흐른다. 그리고 항상 時代를 꿰뚫고 流動하는 言語의 향기는 언제나 새로울 수 있는 것이다. 그 속에는 흡떨리는 분노나 눈물어린 哀傷, 호수 같은 기쁨이 自鳴鼓처럼 스스로 울려서 폭발하며 분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言語가 우리의 對話를 시작하게 하고 그 시작으로 하여금 우리의 고독을 구제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너」와 「나 」의 意味 그리고 「너」와 「나」가 함께 있는 우리의 生命을 형성시켜 주는 것이다. 또한 이 世上의 공기를 호흡하는 그날부터 언어는 우리의 宿命임을 느끼며 그 對話가 두절된 곳엔 生活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엔 대화를 상실해버린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이 낯익은 이방인들은 무얼 생각하는 것일까! 황무지에 쏟아지는 소낙비 같은 환상만을 안고 유폐된 자기 독백을 만끽하는 것이리라 잡음이 섞이지 않는 어떤 투명한 대화를 그들은 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피묻은 체코에서 흘러오는 전파소식이나 가뭄과 수해로 이지러지는 내정다운 이웃의 슬픈 부르짖음에 메아리 없는 山嶺처럼 침묵하고 있어야만할까? 침묵의 잠속에서 소스라처 깨어나 우리 서로 대화의 門을 활짝 열고 속삭여보자. 우울했던 밤에 고독이 지낼수 있는 대화의 꽃을 활짝 터뜨려 보자. 그러나 時空 저 건너의 무한히 펼쳐진 언어 地帶에 自身을 도사릴 수 있는 조심성도 가져야 할 것이다. 더구나 사랑이신 그리스도와의 대화도 대담하게 바쳐드리자. 저 大河의 흐름처럼 길고 변함없는 對話를….
李秀子(KBS-TU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