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원시림하나가 大河로 인하여 동부삼림과 서부삼림으로 양단되어 있었다. 동쪽 밀림에는 포악한 사자가 왕으로 군림하고 있었으며 서쪽 밀림에는 의롭고 선량한 사자가 그 지배자였다. 어느날 동부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평소에 무슨 유감이 있었는지 달없는 야음을 이용하여 사슴이 그 굳세고 예리한 녹용角으로 사자의 배를 찔러 중상을 입히고는 도주하였다. 大怒한 사자는 근위사단을 총동원하여 뿔있는 동물이면 무조건 체포하여 고문 처형하였다. 사태가 긴박함을 느꼈던 「소」와 「사슴」류에 속하는 전동물들은 눈물을 머금고 대거 피난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강을 건너 자유를 찾아 서부로 서부로 굴욕적인 망명의 길을 가는 것이었다.
서로 의존하고 살던 동물들이 다 떠나버린 동부삼림은 적막하기 짝이 없었다. 특히 「접장이」로 유명한 「토끼」의 신세는 가련하였다. 주야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었다. 어느 달밤에 「토끼」는 자기의 그림자를 보고 기절할 듯 놀랐다.
길쭉하게 뻗은 두 귀가 흡사 뿔같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토끼」는 타고난 고질 소심공포증에다 「노이로제」를 겸한 중환자로서 일순의 평화도 가질 수가 없었다.
『콩을 팥이라고 우겨대면 그대로 통해버리는 이 세상에 「귀」를 「뿔」이라고 하지 않을까! 어찌할꼬! 이일을 어찌할꼬!』 드디어 「토끼」는 동부의 초원과 작별하기로 했다. 『나도 서부로!』하며 父祖의 땅을 등지고 나섰다. 경계선의 넓은 대하만 건너면 자유 서부의 영토였다.
여기서 「토끼」가 「거북」을 만날 줄이야! 수년전 철없던 시절에 같이 경주하던 그 성실한 「거북」이었다.
「토끼」는 간신히부 끄러움을 참고 거북에게 도강을 간청하였다.
신의깊은 「거북」은 첫말에 응하여 「토끼」를 그 등에 업고 자유천지 서부땅에 건네주었다.
물론 「거북」은 「토끼」의 선임을 완강히 거절하고 받지 않았다. 서부에 와보니 이곳 王獅子는 의용의 대병을 일으켜 동부정벌의 준비에 바빴다. 동부왕의 「獸權유린」의 처사에 격분한 정의의 출병이었다.
영명한 서부 왕사자는 각 동물에게 부서를 하명하고 있었다. 軍糧·무기수송 및 공격사령에 「코끼리」, 결사특공대에 『범」과 「곰」, 척후 및 CIC에 「여우」, 재주로써 장병에게 웃음을 주는 「서크서」 보국대에 「원숭이」 純重한 「노새」는 그 우렁찬 기성으로 일제돌격시의 군용나팔수.
한편 이렇게 부서가 결정되어가는데 누가 왕사자에게 상소하였다. 『대왕님 저 겁쟁이 「토끼」는 전투에 부적하오니 그만 무종 불합격으로 귀휴 시킵시다』고. 「토끼」는 열등감에 가슴이 뜨끔하였다. 그러나 과연王은 영군이었다. 『아니다 「토끼」는 PX 근무다. 군사우편을 배달해라』하였다.
이리하여 「토끼」도 삼림을 통일하고 폭군을 타도하는 의의 깊은 전쟁에 참가할 수 있었다.
▲ 이번부터 필자가 바뀌어 朴熙永 교수. 權壽百(동아일보論說委員) 金奎榮(西江大철학교수) 崔致奎(서울청파동주임) 신부님이 써주시겠읍니다=編輯者.
朴熙永(外大교수·英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