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각국의 국민성을 아는대로 적어본다. 1, 불란서 사람은 한 사람이면 유행을 생각하고 두 사람이 모이면 사치를 하고 세 사람이 모이면 혁명을 일으킨다고 한다.
2, 영국 국민성은 한 사람이면 연구하고 두 사람이 모이면 기계화하고 세 사람이 모이면 식민지 정책을 논하고 시책을 세운다고 한다.
3, 독일 국민성을 따져보면 한 사람이면 창작(創作)을 하고 두 사람이 모이면 무기를 만들고 세 사람이 모이면 전쟁을 한다고.
4, 그런데 한국사람은 혼자이면, 낮잠을 자고 두 사람이 모이면 남을 헐뜯고 세 사람이 모이면 정당을 만든다고들 떠든다. 그런데 한국 여성들은 어떤가? 욕먹을 소리인지 모르지만 혼자 있으면 화장을 하고 두 여인이 모이면 남흉을 보고 세 여인이 모이면 계를 꿈꾸고 네 여인이 모이면 옷자랑을 한다. 또 이런 말도 「아이러니칼」하다. 한국 남자는 혼자 있으면 심심하고 둘이 모이면 섯다하고 셋이 모이면 동동주집엘 간다. 그뿐이랴? 한국사람은 외국인에게는 무조건 순진한 양처럼 보이려고 바등바등 애를 쓰고 동포끼리는 사제새끼 싸우듯 서로 으르렁 거린다는데… 해는 가고 또 한해는 오는데 이 가름길에서 우리는 어느 국민성에 해당이 될까? 혼자이면 독서를 하고 원고를 쓰고 둘이 모이면 보다 나은 세계를 모색하고 셋이 모이면 어떻게 하면 남에게 도움이 되고 연장이 되어줄까? 하고 연구하는 실행하는 국민성을 가져보지 않으려나 하고 자못 궁금하다.
그럼 나는 혼자이면 뭣을 할까? 내가 남에게 씌어질 내 도구를 연마하겠다. 두 사람이 모이면 협력하는데 인색하지 않고 셋이 모이면 대중을 위하여 무엇이든지 일일일선(一日一善)을 이바지 하여 보련다. 나는 찦차를 끄는 늙은 운전사다. 내 인생길의 반려자인 이 차도 꼭 일일일선(一日一善)을 다하도록 「부렉기」를 밟는다. 사람만이 자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기계마저 주인따라 한가지 착한 일을 그날 남에게 해줘야 그날 하루의 차사고도 나지 않도록 주의 섭리이 「부렉기」가 걸려올 것이다.
吳基先(서울 大方동본당 主任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