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9월에 젖어 늙어진 太陽 아래
한강은 이山을 돌아 흐르고
바람과 시간에도 바래지 않은
영접의 침묵이 물결 따라 번져나가면
純白의 제대포 너머 빛을 던지는 촛불은
뜨거운 피를 기름하여 타오르는 기도
그리스도의 빵을 에워싼 순교자의
뜨거 떼·데움(TE DEUM).
아아
식어가는 강물 위로
하나씩 떨어지던 머리여.
언어의 極邊에 이른다 하여
모래 위에 뿌려진 님들의 숱한 핏방울을
한껏 기릴 혀가 있으랴.
切頭의 순간순간마다 始源하던 불갈의 샘을
막을 손이 있으랴.
유혹에 굽힘없는 목줄기를 끊어
영원한 죽음에 덮힌 不毛의 大地 위로
참된 생명의 피를 뿌리게 함은
차디 찬 軍刀의 휘두름도 아니고
서러운 눈물 흘려줄 이조차 남지 않은
탐욕스런 세상의 마지막 먼지 길에서
잡초의 흔들림 따라 날아오던
군중의 돌은 더욱 아니다.
좀더 뿌리깊은 곳에서 곪아들던 것은
선비의 목을 벤 王宮의 환락과
태양을 동진 僞善의 역사와 함께
파멸을 부르는 증오의 강물들
형식의 오만 속에서
깨어날 줄 모르는 탐닉의 수면 속에서
작열하는 사막의 모래알처럼
미친듯 타오르던 피의 갈증이 칼날이 되어
절두산 기슭으로
역사의 강물 위로
꽃처럼 목을 날린 것이다.
갈갈이 헤어진 두루마기는
태양녀며 찬란한 純白의 祭衣
진하게 깔리는 핏빛 노을은
하늘을 향하여 타오르는 기도의 촛불
성스러운 제대가 된 사형장 위로
명예와 재산과 본능과
또한 생명의 애착까지도
피와 살의 거룩한 번祭가 되어
거대한 火焰으로 불타오를 때
오오
일치된 신앙으로 묽어진 못 넋이
하나이신 그분께 살가드리던
생명의 제사여.
꽹과리와 울림이 긴 여운을 끌면
허공을 가르며 난무하는 칼날 위로
수 없이 부서지던 밤과 낮의 交차
핏발선 휘광이의 눈들이며
잔인한 軍刀의 무도가
女人의 목이라 아끼어주랴
아이의 부드러운 살결이라 용서해주랴.
딩구는 몸뚱이도 깨어진 해골도 모두
오랜 세월의 망각에 내 던져진채
이슬이 맺히는 밤의 고요 속에
흙으로 흔적없이 환원되어 갈 때
어리석은 고집
허무한 개죽음이 아닌가
신앙이란 환상 속에서
처참히도 사형당한 그들
누가 기억이나 하랴
무덤도 없는데 라고
이죽이며 비웃던 무리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쾌락에 사로잡힌 거짓의 지혜로 하여
먼지 같은 생명에 집착으로 하여
진리를 조소하는 인간적인 완고로 하여
그 오만으로 하여
비웃던 자들의 환상은 오히려
바람따라 날리는 한낱 낙엽처럼
처절한 망각의 주검을 뿌리고 갔을 뿐인데
切頭의 山에서 흘린 피를 그들은
어리석다고 했다.
切頭의 山에서 뒹굴던 머리를
미련하다고 했다.
切頭의 山에서 썼던 몸둥이를
그들은
허무하다고 했다.
아아 후손의 무단 혀로
님들을 足히 찬미할 수 없음이여
누가 일어나
님들의 영광에 빛을 더히리
베드로 대성전의 종소리와 함께
영원의 나라에 새겨진 이름들
지존의 광채로 빛나는
순교의 넋이여.
피 火山처럼 폭발하여 온 땅을 뒤흔드는
로마의 장엄한 合唱 속에서
님들은 至福의 자세를 일으키어
불멸의 생명을 잉태한 핏방울이
무수히 심겨지던 刑場을 증언하여라
漢江의 줄기로 하여 이 山의 피가
새남터로 양화진으로 끊임없이 이어짐을
드높이 승화된 음성으로 부르짖으라.
순교는 순간이 아닌 것
무자비한 채찍아래 더욱 불타던
사랑의 忍苦와 함께
기나 긴 감옥의 추위 속에서도
의혹과 어두움에 시달리는 가슴속에서
지칠줄 모르고 成長하던 신앙의 샘은
갈바리아 언덕으로 세워졌던 십자가 위
피투성이 가시관의 그리스도였다.
목이 떨어지던 순간에 드린
주여
저들이 하는 바를 아지 못하나이다의
기도가
증오로 비대해진 世代에 들리게 하라.
순교자의 대열이여
이 山에 올라 장엄한 제사를 드린
피의 사제군이여
切頭山의 작은 성당 아래
不朽의 반석으로 묻힌 님들은
가혹한 박해속에 숨어야 했고
몰이해와 천대 속에 고독했으며
악하고 가난하고 어리석었음을
_일을 추구하는 세대가 깨닫게 하라.
_압 아래 토하던 숱한 한숨과
血肉의 비극으로 지새던 눈물의 밤은
자유로운 신앙의 시대 앞에
베풀어진 자유의 보람이 무엇이냐고
우뢰의 폭음으로 질문하고 있다.
맘몬의 의상과 향락의 독버섯이
利己의 즙으로 무성하는 土壤 위에서
아직 순교는 끝나지 않았고
순교의 전통은 끊어지지 아니 했는데
뒹굴던 해골의 증언과
용솟음치면 핏줄기의 기도 앞에서
이 山에 오르던 죽음의 행렬을
깜박이는 촛불의 행렬로 代身할 수 있으랴.
오오
切頭山의 꽃이여
님들의 거룩한 피로 새로난 이 땅위에
하나의 길만이 닦이도록 하라
님들의 피로 빚은 이 흙으로
하나의 성전만이 건설되게 하라
하나의 제대가 세워지고
하나의 제사를 드릴 때
님들이 합창하는 불멸의 찬미가에 따라
이 땅의 모든 사람이 가슴마다
마르지 않는 생명의 샘을 발견하고
힘차게 노래를 시작하게 하라
그리하여
이 山에서 始源한 순교의 피가
이 땅에 영원히 노래하게 하라.
本名 삐오(PIUS)
本堂 서울上道洞天主敎會
住所 서울 永登浦區 노량진동 242~9
其他 서울大學校法科大學法學科3學年在學
現代文學 68年 9月 詩 初回推薦.
李東震(서울大學校 法科大學 法學科 3學年 在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