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멀리 무심히 반작이는 별빛에
길 한모퉁이 비쳤나니
올리브숲 주위엔 길이 났는데
계곡 아래론 「케드론」 여울이 흘른다.
그 가운데 작은 초원이 가파른 분기점에 잠겨
늘어진 은하수 그 너머로 뻗었고, 은백색의 올리브는 허공을 더듬는듯 노상앞으로만 늘어졌구나.
저 멀린 누군가의 옛동산터.
거기 돌담밖에 제자들을 남기신 그댄
『내 영혼은 슬픔과 죽음까지도 초월하나니.
여기 머물러 나를 지켜보라』 하시고
떠나셨으리라.
그댄 모든 권력과 기적을 낳는 능력이
마치 자신의 절대 대차물인양
아무런 미련도 없이 저버리시고
지금은 사멸의 인간들처럼 가시었고나.
밤의 路程은
죽음과 허무의 가장자리처럼 보이는데,
한 치 땅덩어린 인생의 공허런가
오직 저 동산안은 外角으로 남았도다.
이 검은 지옥을 보노라면
끝도 처음도 없이 공허하구나.
流血이 낭자한 그대의 이마
그댄 하느님께 죽음의 잔이 빗나가도록 빌었으리.
숙명적인 고통을 기도로 씼고
그는 동산을 떠났네.
잠에 취한 제자들이 울타리 너머
나래새 여울진 路邊에 누었는데.
그는 제자들을 깨우쳤다 『천주께선
나 이 땅에 머무는 동안 그대들에게 삶을 주었거늘
아직도 거기에 누었는가. 듣거라, 시간은 임박하고
인간이 낳은 자식은 죄인의 손아귀에 자신을 배반하리라』
그가 말을 맺자 어디선가 칼과 횃불을 든
한 떼의 방랑 노예들이 나타나고,
그들의 선두엔 입술에 불신의 미소를 띤
유다가 서 있었다.
베드로는 칼을 뽑아 살인자들에게 달려들어
한 놈을 찌르고 귀를 베었다.
그때 이런 말이 들렸다.
『칼로선 해결 못할지니 칼집에 넣어두라.
그대는 천주께서 하늘을 어지럽히는
날개달린 군대를 원군으로 안 보내리라 생각하는가?
내 머리카락 하나 다치지 않고
적들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리라.
허나 이제 생명책은 한 페이지에 달아혔으니
이는 성스러운 것 이상으로 귀중함이여
부디 쓰여진 것을 완수하고
완성할 지어다. 아멘.
年輪의 흐름은 우희와 같고
그 흐름 속에 情火로 피어남을 그대는 알리.
그러면 두려운 천주님을 위해
내 스스로 짊어진 고난속에 궂겨가리라.
내 따에 묻혀 사흘만에 부활하리
강 아래로 뗏목이 떠내려가듯
세월도 마차인양 끌려 흐르노라면
더움 속에서 나를 심판하러 오는 세월도 흘러가리라.』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原作 허영 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