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JOC)는 금년으로 창립10주년을 맞으며 이달 19·20양일을 기하여 다채로운 기념행사와 아울러 앞으로의 JOC활동의 각오를 더욱 새롭게 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본란은 한국 80만 가톨릭신자와 한마음으로 이 기념행사를 축하하며 JOC활동의 앞날을 위하여 진심으로 격려와 성원을 보내는 바이다. 요셉·가르다인 신부가 「청년노동자에 의한 청년노동자의 생활향상과 구원을 목표로 한 활동」을 「슬로간」으로 JOC운동을 시작한지 반세기, 4백만을 헤아리는 세계 각국의 회원들과 더불어 이제 세계적인 기구 「유네스코」며 「FAO」의 이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우리나라에 이 평신자 사도직적 활동단체가 조직된지도 10년, 웬만한 큰 본당에는 JOC의 간판이 붙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JOC가 무엇을 하는 회며 어떻게 활동하는 단체인지는 교회 내에서도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성모회나 성심회 혹은 레지오·마리애 등 다른 단체들과 구별되지 않고 있으며 그 활동분야와 방법에 있어서도 혼동 또는 동일시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리고 과거 너무 은사를 입는회 혹은 은사를 입기위한 교회활동이란 종말론적 개인주의적 가톨릭 「액숀」에 치중했던 한국신자들의 생리에 JOC의 새로운 활동이 소외되어 온 감이 없지 않다.
가톨릭의 교육면 혹은 언론면 등의 활동은 교회 밖에서도 비교적 잘 알려져 있으나 JOC운동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전연 알려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그처럼 JOC가 하나의 신심단체처럼 교회 내에만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JOC는 교회의 담장 안에서의 활동이 그 본연의 자세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야하며 그 활동무대도 좁은 의미의 교회 밖에 있으며 일반 노동자의 세계 속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때 이번 10주년 기념행사가 노동청, 대한노총연맹, 한국반공연맹한국청년단체 협의회 및 일간신문사 등의 후원과 협조로 이뤄지게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의 활동방향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듯하다.
1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앞으로의 활발한 활동에 더욱 기대가 크며 고무적이라 하겠다. 본란은 이 기회에 몇가지 JOC에 대한 우리의 소망을 밝혀두고자 하는 바이다. 첫째, JOC는 노동자의 단체요, 연맹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바이다. 물론 JOC는 포교적 사도적인 유일한 현대적인 방법 즉 「생활을 통한 그리스도의 증인」을 행동목표로 하므로 개인의 생활이 그리스도교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하에 속한다. 노동자들 가운데에서 우리들의 죠시스트(JOC회원)들이 또 하나의 그리스도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나 전기한 바와 같이 JOC는 단체요, 조직체다. 제2의 그리스도들이 그 조직을 이용하고 그 조직의 힘을 활용하여 복음의 현실화를 도모하는데 JOC의 힘이있는 것이다. 개인의 성화는 JOC가 아니더라도 다해야 하는 본분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일이다. JOC는 조직적인 활동을 위하여 조직체가하는 활동강령을 더욱더 노출시키고 그 방법을 활용해야 할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가 확립한 노동의 높은 가치관을 자기 스스로 확신하고 노동자야 말로 창조의 협력자요, 사회개혁의 특공대요, 문화창조의 주력적 봉사자란 긍지를 가져야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노동을 천시하며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 생활이 빈곤하고 다른 계층의 생활보다 격차있는 생활에도 불만없이 인내로이 있어야 하는 것을 미덕처럼 생각하고 있는 사회다. 이 오류에 찬사고를 노동자 자신들이 시정하여야 할 것이며 정신적면은 물론 물질적인 생활향상을 위하여 그 권리를 찾는데 적극적이어야 하겠다.
노동자의 권리옹호를 위하여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적 고용주들이 더욱 적극적이어야 할 것이다. 노동자를 착취하고 학대하고 그 약점을 이용하고도 스스로 비그리스교적인 행위인줄도 모르는 무식한 고용주들이 교회안에 없지 않다.
더구나 교회가 가르치는 노자관계의 사랑의 길을 외면하고 형제의 노동력 착취로 얻은 부유의 일부를 교회사업에 희사하거나 심지어 착취한 금전으로 성당을 헌납하는 것을 도락으로 삼는 교회유지들이 없지 않다. JOC창립 10주년은 죠시스트들 만의 명절이 아니다. 그리스도신자 전체의 명절이다. 노동과 노동자들의 현세에서의 뜻을 다시 정확하게 인식하는 날로 이날을 맞이하자. JOC활동을 위하여 물질적 후원을 하는 것이 성당을 헌납하는 일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하기 바라는 바이다.
세째로 JOC활동은 잃은 양을 다시 찾는 즉 냉담한 노동자를 교회로 다시 불러들이는 일 또는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전교에 「액센트」를 주어 영세자의 수를 통계적으로 올리는 것이 그 본래의 활동목표가 아니다. JOC는 노동자의 세계에서 스스로의 생활이 그리스도의 지상에서의 생활을 재현하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다. 개인보다 노동세계 전체에서 누룩이되어 노동자들의 성화를 목표로 하여야할 것이다.
과거 활동에서 너무 정신면에만 치우친 감이 없을까? 가령 죠스트들은 기술면에서도 우수해야 하며 창조적이어야 한다. 항상 재능과 기술에서도 다른 형제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영적수양뿐 아니라 기술향상을 위하여도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하겠다.
JOC창립 10주년을 축하하며 금후 활동을 위하여 몇가지 부탁을 첨언해두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