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寒 大寒만 지나면 얼어죽을 내아들이 없다』고 했겠다. 때는 바야흐로 수집은듯 수집은듯 나긋나긋한 봄아가씨가 오그리고 앉아 한창 粉단장에 바쁜, 조마조마한 時節이다. ▲이맘때가 되면 해마다 각 수도원에서는 着服 및 誓願式을 알리는 초청장들이 심심찮게 날아들기 시작한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選擇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어차피 生의 重大한 課題일진데, 나름대로 摸索과 自己發見의 캄캄한 밤을 거쳐 비로소 決定的인 하나의 길로 들어서는 그들에 對해, 존경과 祝福을 아울러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修道院을 찾기까지의 마음가빔에 對해선 다소 注意를 환기시키지 않으면 안될 問題가 있는 것 같다. ▲某여대생의 말인즉 모든게 시시하고 結婚한다는게 딱 견딜 수 없을 뿐 아니라, 사람서리에서 웃고울고 노닥거리는 게 여간 넌더리가 안나기 때문에 卒業하면 곧장 수녀우너에 志願하겠다는 것이다. ▲神이 人間을 특별한 修道에로 이끄는데 있어선, 그 人間의 弱点 및 認識 착오까지 利用할 때가 영 없는 건 아니라 하더라도, 그 아가씨의 動機에 對해선 좀 생각해 볼 必要가 있겠다. ▲하나의 聖召를 擇한다는 것이 과연 다른 모든 것의 格下를 意味하는 것일까? ▲수녀원에 들어간다는 것을 모든 他人과의 絶緣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오직 지금껏 자기가 숨쉬고 있던 낯익은 人間關係를 떠나, 스스로에게 必然으로 여겨진 또 하나의 關係를 選擇함을 意味하는 것이 아닌가? ▲수도원 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다. 人間으로 向한 막중한 구逆 때문에 그 속으로 들거가겠다는 것은 眞正한 修道의 意味를 조금도 깨우치지 못한 者의 말일 것이다. 이 길을 擇하든 저 길을 擇하든, 人間은 오직 人間을 通해서만 人間이 될 수 있을 뿐이다. ▲유행병처럼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는 不信이니 구토니 죽음에의 病이니 하는 모든 낱말은, 오직 人間否定에 그 근원을 두고 있다. 徹底한 否定을 通해 徹底한 肯定을 획득하는 예가 없는건 아니지만, 그러한 誠實性도 없이 그 부근의 니글니글한 氣流만을 멍멍히 事樂하고 있는 사태는 어느 모로보나 그리 아름다운 姿勢는 아닐 것이다. ▲他를 收容하지 않는 옹졸한 자기 閉鎖는 諮議過滿으로 因한 가치없는 교만만을 助長할 뿐, 人間으로 向한 참다운 愛情이 없이는 어떠한 德도 取得할 수가 없을 것이다. 『만일 그대가 他人 안에서 그대와 神을 發見할 수 없다면 神도 그대안에 거처하지 않으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