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1년전부터 방이 8개 있는 전세집을 하나 얻어 중류정도의 생활을 하면서 수도생활을 하고 있다. 장상의 허락하에 생활을 하고있다. 8명중 신부가 3명 수학수사(신학생)가 5명인데 한국인이 6명이고 미국인이 2명이다.
보수적인 견해를 가진 분들의 지나친 염려도 좀 있었지만 내이웃 내민족이 당하는 위험과 어려움을 외면하고 이웃이 살고 있는 사회를 위험시 하여 멀리 떨어져 생활한다면 사회적인 인간으로도 비겁한 처신인 것 같고 크리스챤으로서는 더욱더 모순인 것 같았으며 도리어 대중속에서 내민족 내이웃과 같이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것이 더인간적이고 더크리스챤적인 것 같아 우리들의 결정을 더욱 명백히 하였다.
우리의 일과는 5시반에 기상, 각자의 체질에 맞게 약15분이상 묵상기도를 바치고는 모두 한방에 모인다. 8명이 한방에 둘러앉아 말씀의 예절을 시작한다. 순번대로 돌아가면서 그날의 예절을 책임지고 융통성 있게 준비한다. 서로의 잘못을 고백하고 그날의 독서와 성경을 읽은 후 얼마동안 서로 이마를 맞대고 대화강론을 한다. 서로 마음을 열고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개인문제 이웃문제 사회문제… 등을 나누는 가운데 말씀의 지식과 인간사정의 지식을 넓히게 된다.
또한 매일 서로 마음을 터놓고 주고받는동안에 말을 간단하게 잘하는 법과 남의 말을 잘 듣는 법을 습득하게 된다. 그후에 신자들의 기도를 각자 바친다.
계속해서 주의 만찬의 제사를 올린다. 일치와 협력과 사랑을 더 실감하기 위해서 큰 제병과 포도주를 자주 사용한다. 미사후에는 두리상에 둘러앉아 가족적 분위기에서 식사를 한다. 식사후에는 학교로 간다. 뻐스 안에서 장사하는 아주머니의 머리에서 나는 시큼시큼한 땀냄새, 고된 하루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노동자들의 입에서 풍기는 텁텁한 막걸리냄새에서 기분이 상하기보다 오히려 구수한 인정을 느낀다.
이렇게 세속의 고달픈 삶의 냄새는 신학교 기숙사에서나 깨끗한 수도원에서는 맡을 수 없는 것이다.
가끔 소매치기에게 자기도 모르게 수험료를 지불하기도 하지만…. 한번은 일당과 만나서 담판을 짓기도 했다. 이런 삶의 이모저모를 보면서 어떻게 하면 보다 더 내민족 내사회를 사랑할 수 있으며 더 잘 봉사하기 위해 어떠한 자세를 취해져야 할까 늘 다짐하게 된다.
신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 인간이 되시고 인간사회안에 사셨듯이 오늘날의 크리스챤들도 오늘날의 사회인이 되어 오늘의 사회안에 살아야 세상을 성화하고 봉사할 수 있음을, 즉 사회적이며 강생적인 생활을 통해서만이 옳게 이웃과 사회를 사랑하고 옳게 봉사할 수 있음을 체험하게 된다.
박홍(대건신학대학생 예수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