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가 생긴지도 어느덧 2년 8개월이 되었다. 지역적으로는 경남의 중서부일대를 차지하는 비교적 넓은 관할구역을 가지면서도 교세는 불과 3만에 미달하는 신자로서도 부산교구로부터 분리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초대교구장으로 착좌한 김 주교님(현 서울대주교)과 모든 성직자와 신자들의 마음과 힘을 합친 눈부신 노력으로 한교구로서의 기초가 잡히고 협동하는 평화의 교구로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초대교구장을 서울대주교로 빼앗기게 되었으니 교구의 모든 성직자와 신자의 허전함은 추측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그 후계자로 임명된 장 주교님은 그동안의 허전함을 채우기에 충분할 뿐아니라 마산교구의 앞날을 약속하기에 넉넉하다고 본다. 그 돈독한 신심과 완숙된 성덕은 물론, 깊은 학식과 넓은 견문을 쌓은 위에 평화로운 성품과 원만한 행정력을 겸전한 분으로서 알리어져 있기 때문이다. 역사가 짧은 마산교구로서는 아직도 당면한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이 많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를 보내신 주님의 은총을 받아 모든 성직자와 신자가 합심할 때에 마산교구의 앞날의 발전은 약속되고도 남음이 있다. 요즘 세계적인 교회쇄신운동을 통하여 한국교회 내에서도 상당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평신자들의 사도직활동이 활발하여지고 성직자·수도단체의 신심생활과 복음활동에도 새로운 활기가 솟아나고 있다.
그러나 이 쇄신운동이 성공적으로 진척되기 위해서는 먼저 각 교구마다 교구장을 중심으로 모든 성직자와 신자가 단결하고 협동하여야 할 것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이기에 그 속에 분열과 대립의 논리가 성립될 수 없을 뿐 아니라 공동의 생리를 떠나면 교회가 성립될 수 없게 된다. 특히 과거의 우리 교회가 가지고 있던 평신자들의 소극적인 복음생활이나 성직자들의 분립, 독주(獨走) 경향이나 교회밖에 있는 자를 마구 이단시(異端視)하는 폐습을 일소하여 모든 하느님의 백성이 하느님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모든 인류가 하느님의 백성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산교구는 아직도 2백만인구 중에서 겨우 3만이 하느님의 백성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교구가 아직도 교회개척시대를 넘지 못하고 도 있으나 그럴수록 우리들의 사도적사명은 더욱 크다. 사도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단위교회나 교구의 대내적인 협력뿐 아니라 본당과 본당, 교구와 교구간의 굳은 협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끝으로 2대 교구장으로서 장 주교님을 모신 마산교구에 주님의 충분한 은총이 내리시기를 바라는 동시에 앞날의 눈부신 발전을 크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