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케네디 大統領의 末亡人 잭클린 여사가 再婚하리라는 것은 오래된 風聞이었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內心으로 설마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現實化되고 나니 어딘지 모르게 마음한구석이 쓸쓸해짐을 느끼는 것 같읍니다. 再婚해야 한다. 再婚해서 幸福해져야 한다고 떠들어대던 美國人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어떤 美國人 文筆家 한사람은 『우리 눈앞에서 무엇인가 아물아물한 것이 사라졌다』는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 文筆家가 『아물아물하다』는 것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는 알길이 없어도 그 以上 딴말로는 더 잘 表現할 수 없는 것을 微妙하게 表現한 것 같읍니다. 아무리 結婚과 離婚과 再婚을 茶飯事로 여기는 美國市民들이고 地上에서 별로 부러울 것이 없이 살며 모든 幸福을 이 世上에서 누려 보려고만 하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女性에 대해서 어떠한 것, 아물아물하고 가마득한 것을 隱然中에 기대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쓸쓸한 心情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너무도 世界的으로 有名했던 女人이기 때문에 그 人生行路를 通해서 이제 女性들은 가마득하고 아물아물한데 까지는 도달하지는 못하는구나하는 女性의代表格으로 우리에게 보여준 그 虛脫感입니다.
잭클린 여사는 現代美國社會의 犧牲者입니다. 「百年恨」을 쓴 閣 규수가 李朝末期의 犧牲者였던 것과 같읍니다. 잭클린도 「10年恨」 쯤 쓰게 될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두 子女를 거느린 母性이니, 부군이 그렇게도 有名한 大統領이었을 뿐만 아니라 『노-노-』를 부르짖을 만큼 안타까운 兇彈에 쓸어졌으며 天主敎信者로서 영원한 사랑을 誓約한바 있고 年齡도 이제 人生의 가을로 접어들었으니 母性으로서 守節하며 보이지 않는 길을 擇하는 것이 가장 幸福한 길이라는 思考方式과 그러한 환경을 마련하지 못한 美國社會, 아직 青春이며 미모인데 女性의 幸福을 버리는 것은 아깝다고 밖에는 생각하지 못하는 不宰한 美國社會가 못내 아쉽습니다. 나는 여기서 한女人의 私生活을 시비할려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너무도 잘 알려진 女人이기때문에 그를 보고 女性의 運命이랄까 女性의 行路 같은 것을 생각해보는 것뿐입니다. 아마도 女性의 運命은 男性보다 가혹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보이지 않는 世界를 부정하고 地上의 것에만 局限시킬때 그런 것입니다. 男性이 보이는 힘이라면 女性은 보이지 않는 힘입니다. 女性은 男性을 보이지 않는 世界로 이끄는 힘과 사명을 가진 것이라고 하겠읍니다. 女性이 모든 藝術의 主題가 되는 것도 그 까닭입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것은 보이는 것을 통해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母性이란 그러한 것입니다. 보이는 것은 헤아릴 수 있어도 보이지 않는 것은 헤아릴 수 없읍니다. 헤아릴 수 없는 것이 헤아릴 수 있게 될때 그것은 커다란 異變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男性의 역사는 있어도 女性의 역사는 없는 것입니다. 아니 女性은 역사를 초월하는 것입니다.
朴甲成(西江大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