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狀高溫이 계속되는 터라, 겨울을 實感하기 어렵지만 단한장 남아 펄럭이는 달력도 이미 그 절반이 먹혀갔으니 너무도 수월케 손가락사이로 빠져달아 나는 不可抗力的인 時間의 勢力앞에 자못 섬뜩한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지는 요즈음이다. ▲살아간다는 것, 辯多한 諸狀況속에서 항상 스스로의 「포지션」을 意識한다는 것, 眞正한 意味에 있어서의 自己實現의 意志, 그것으로 因한 숱한 緊張과 鬪爭·유弱의 體驗… 그 모든 것을 지그시 디디고 한해는 徐徐히 바짝 달아오른 腦神經의 熱度를 적막한 追회로 달래며 사라져가는 것이다. ▲産制회칙 餘波를 비롯하여 말문이 갖터진 아이처럼 天眞하고 騷亂스럽게 촉구된 平信者 및 聖職者의 再覺醒, 전국에서 울려퍼지던 병인순교자 시복경축제전의 메아리… 등 교회내의 諸般行事는 물론, 미국대통령선거 및 월남전을 싸고도는 某種의 아귀다툼, 소련의 야만적인 체코侵入… 그리고 露骨的인 宣傳을 불사하는 북괴공비의 대거南侵, 소위 「교육혁명」, 항상 시끌버끌하는 政治界氣象 등 國內外를 막론하고 이해는 확실히 事件과 소요의 連續이었음에 틀림없다. ▲獨者的으론 도저히 成立하지도 않고 意味도 없는 것이 人生이고보면 이러한 錯雜함을 먼 동네의 불구경하듯 방관할 수만은 없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人間은 어쩌면 現在를 살아가면서도 항상 그 현재마저 回想하기를 주저치 않는 存在들인지도 모른다. 宇宙에 散在해있는 可視的인 모든 것, 그리고 선紅의 현란한 「이미지」로 生彩있게 반짝이던 모든 衝擊的事件도, 다가왔다 싶으면 이미 망연한 기억의 늪 속에 가라앉을 뿐이다. 世上은 결국 스쳐지나가야 할 하나의 處所에 不過하기 때문일까? ▲구세주대림 제3주를 맞은 우리는 사실상 이제 새해에 발을 들여 놓고 있다. 지난해를 꼼꼼히 돌이켜보며 각가지 회恨에 잠기는 것은 어쩔 수없는 歲暮之情이나, 적어도 자신을 자신 안에만 가두어버리는 回想보다는 오히려 『開放하면서 기억하는 方式』을 通해서 보다 肯定的이고 希望的인 主待臨의 자세를 익혀나가야 할 것이다. 待臨節이 되었기 때문에서가 아니라 하나의 『問題로라기보다는 하나의 神秘』로 밖에 理解할수없는 우리에게 있어선 人生自體가 하나의 巨大하고 끊임없는 待臨의 강줄기로 感得돼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