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행복 찾아 뛰는 군상의 헐떡이는 숨소리와 내 행복, 네 행복에 아귀다툼하는 소란에 눈을 감아도 온통 정신이 어지럽다. 나도 같이 소리치며 뛰어야하는데 쉴새없이 시간은 흐르고 한치 두치씩 이 목숨은 점찍힌 운명점에 밀려만 가고 있으니. 아니! 뛰는 것도 좋다. 아귀다툼도 없지는 않겠다. 하지만 어디를 보고 무얼 다투며 뛰어야 할지는 적어도 알고서 뛰어야 할게 아니냐? 예전엔 미처 몰랐다지만 내일이면 너무 늦고 말테니 말이다. 몸을 찢는 고통엔 행복의 씨앗이 묻힌 다지만 마음 찢는 고통엔 행복의 그림자도 얼씬거리지 않는가 보더라. 겁없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밤낮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친구한테 『행복하신 그대여!』를 찾는 인사는 오히려 구토와 현기증을 일으키는 증오를 불러 줄께다. 인사하고 뺨맞는 법 없다지만 단 번뇌에 골치않는 고민생은 차항부재란 단서를 달아둬야 할께다. 증오에 찬 눈초리 앞엔 모든 것이 꼿꼿이 서있는가 하면 안타까움에 안절부절 못하는 눈앞에선 모든 것이 빙빙돈다. 공포에 몸서리쳐지는 순간에는 세상의 전부가 샛빨갛거나 새까맣게만 보일뿐이다.
어떤 것도 바로 보이는게 없는 것이다.
마음의 평정을 얻지 못해 몸마저 가누지 못하는 인생의 방향이야 갈지자 걸음마밖에 더 볼게 무엇이겠냐?
공연히 속절없는 시간을 원망하며 쓸데없이 속만 태우지 말고 정신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우선 마음의 평온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잊어라.
그래도 안돼면 격정의 노예된 목숨을 목 놓아 울어보라. 숨도 터지겠고 눈도 맑게 닦일테니 그리고서 훈련하거든 진정해라.
마음의 평화가 찾아들 것이다. 마음의 평화! 그것은 곧 네가 찾는 행복의 토대다.
바로 행복의 어머니다. 혹시 몽상에 찬 행복의 집을 으리으리하게 지어 놓았다 해도 마음의 평화를 부지 못하는 토대위에 쌓아올린 집이라면 정말 모래위에 지어놓은 집마냥 참혹한 앞날이 더욱 불안스러울 뿐이다.
행복을 낳는 평화는 내 마음의 것이어서 결코 힘이나 지위나 재산 안에 있질 않다. 오로지 악의 없이 착하고 겸허한 그 마음속에 평화의 보금자리가 있는 것이다.
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엔 평화의 천상아기 내 마음과 내 가정에 평화의 선물 담뿍 주시옵고 고요히 잠드시어 평안히 주무소서.
崔致奎(서울 청파동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