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냉기가 가시지 않은체 음산한 날씨가 계속되어 신춘이 훈풍을 더욱 그립게만 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어김없이 다가올 새봄을 제나름대로 음미하고 있을 것이다. 정녕코 부활이 없는 사순절은 새봄이 없는 음산한 날씨처럼 뜻을 잃고말 것이다. 이제 우리는 사순절 제4주를 맞이하여 실감잇는 부활절을 맞이하기 위해 사순절의 참뜻을 각자의 생활 속에서 찾으려고 노력해 봄 직한 때이기도 하다. ▲부조리가 생활의 원동력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世相이지만 자연의 질서가 어김없듯 영원한 부활이 신비도 신앙을 가진 우리에겐 왜곡될 수 없는 질서의 현실이다. 자연에 비약이 없듯이 영성계의 부활이 길에도 사순절을 거치지 않는 비약의 길이 없다는 것을 생각지 않는때가 너무나 많다. 바오로 6세께서는 사순절 벽두에 십자가의 고행을 통한 그리스도의 부활을 상기시키면서 우리에게도 현세의 삶에서 우리생활의 상징인 사순절의 참뜻을 깨닫고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성주의 뒤를 따르지 않는 한 우리에겐 참된 구원도 · 부활의 기쁨도 있을 수 없다고 교훈하셨다. ▲우리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는 비유에 끄치는 단멍에는 결코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혈로를 개척하려는 힘겨운 악전고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생활에서 쪼들고 쫓기고 있기는 하지만 음산한 날씨에 무기력하게 냉당에서 신음하는 환자처럼 사면초가의 뼈져린 고독을 느껴야 하는 십자가의 길도 있을 것이다. 자연이 상록일 수 없고 우리의 생활도 상춘일 수는 없다. 그러나 십자가를 통한 부활은 상춘이기에 우리 모두가 희망에 부풀어 오를 수 있고 정녕 나의 부활의 기쁨을 찾아 얻어 누릴 수 있도록 상록의 기백으로 전진 또 전지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이런 상록의 신앙이 있으면 두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미사때마다 상록의 기백을 노래하고 영원한 청춘을 새롭게 하기도 한다. 참된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미소한 신심행위나 언행은 그 가치나 결과적 공덕의 대소를 따지 이전에 우리의 보람된 생활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우리의 전생애가 사순절의 참뜻을 알아들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되어야겠지만 의식적으로 깨우쳐 주는 전례적 사순절 막바지에 내가 드리는 짤막한 기도문, 내가 바치는 미소한 애긍, 내가 진심으로 남에게 미소지어주는 인정, 그 무엇을 통하던 간에 내 생활 주변에 사소한 것에서부터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의 손길을 느끼면서 부활의 길로 더불어 나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