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10범이라고 하면 누구라도 생김새부터가 보통사람과는 틀리는 악한을 연상하게 되지만 막상 실물을 대해보면 아무리 뜯어보아도 보통사람들과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을뿐 아니라 때로는 전형적으로 사람 좋은 타잎에 속하는 인상을 가진 사람들까지 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은 흔히 하지만 사실 인간적인면에서 이들의 사정을 깊이 따지고 들어간다면 이들에게 그 죄값을 치루게 하는데 한가닥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이 사람들로 말할 것 같으면 청소년 때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바깥세상에서 산 기간 보다는 교도소에서 지난 세월이 훨씬 많은 사람들이니 그들의 인생이 얼마나 가엾은 것이었나 하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어느 때 어느 나라고 할 것 없이 대동소이할 것으로 생각되나 우연한 한때의 잘못으로 전과자란 낙인이 찍히고 보면 그 운명을 개척하기란 그리 수운일이 아닐 것이다.
가족 친척 친구들로부터 배척을 받기 일수일 것이고 하물며 거리의 사람들이 선뜻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까닭이 없다.
하그리많은 사람들을 제쳐놓고 이들 전과자를 고용할 모험가도 흔치 않을 터이고 숱하게 많은 불행한 사람들 중에서 전과자들에게까지 풍족한 동정의 손길이 닿기에는 모든 면에서 우리사회의 여유가 없어 보인다.
아무리 잘못을 뉘우치고 새사람이 되고 싶어도 머무를 곳을 얻지 못하고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워지게 되면 또 배운 도둑질을 반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그 결과는 교도소의 악인연을 끊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전과자들을 도와주고 갱생의 길을 열어주는 사업을 갱신보호사업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도 약간의 기구조직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 활동은 정말로 형식과 구호에만 그치는 감이 있는 것이 설정이다.
장발짠을 무색케 하는 전과 10범이 적지 않은 것을 보아 우리주위에도 의무감에 충실하고 끈덕진 짜벨 경감은 적지 않은 것도 같으나 그 보다 아쉬운 것이 흉악한 장발짠을 마드레느 시장과 같은 성인으로 만들어준 미리엘 신부와 같은 분들의 존재가 아닐까 생각하여 본다.
金錫輝(서울지검 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