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회합에 왔던 김에 며칠 휴가 겸해서 바다에 가기로 했다. 망망대해에 몸을 던져 수년만에 처음으로 상쾌한 하루를 지낸 것 까지는 좋았는데 호사다마라 그 다음날에는 메리놀병원에 입원가료를 받아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병원 측의 알뜰한 치료에 이제 퇴원을 앞둔 희망의 하루를 지내고 있다. 그런데 이 병원에 있는 동안 한가지 아름다운 일을 체험했기에 여기에 적어보고자 한다. 나는 우선 이 병원이 이와같이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음에 놀랐고 기왕에 지상보도를 통하여 이 병원을 미국인 메리놀 수녀님들이 본방인 교구에 기증의 형식으로 이양했다함을 알고 있기는 했으나 거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이야기들이 있음을 비로소 여기와서 듣게 되었다. 메리놀 수녀님들은 이 삼층건물의 거대한 병원을 수천만원을 들여서 최현대식으로 건축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 병원의 운영은 역시 한국 사람이 해야 할 시기임을 재빠르게 느꼈고 이 거대한 병원을 아낌없이 미련없이 그야말로 결상하나 손대지 않고 고스란히 부산교구에 이양했고 부산교구장 최 주교님은 이를 샬뜨르 성바오로 수녀님들에게 그 운영을 위촉하신 것이다. 그리고 이양방법에 있어서도 모든 것을 내맡기고 수수방관하며 너희들은 얼마나 잘하나 보자 하는 식의 짖궂은 태도가 아니고 그리스도적 사랑에서 오랜 경험에서 얻은바 운영방법을 하나씩 가르쳐가면서 순서적으로 인계하고 있으며 이제까지는 병원의 주인 혹은 주관자였던 그들이 이제한 고용인, 종업원으로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다른 종업원은 보수를 받고 있으나 메리놀 수녀님들은 아직도 무보수로 봉사만하고 있단다. 이 어찌 감탄하고 감사스런 일이 아니겠는가? 이것 이야말로 그리스도의 봉사정신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며 필자의 견문의 범위 안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보여진 아름다운 선교단체가 남긴 모법인 것 같다. 외국인들의 선교단체나 수도단체의 「우리끼리」의 정신과 영구집권의 식민지 정책적 간계가 하루속히 우리나라에서 사라져야 되겠고 우리는 우리대로의 긍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매진해야 되겠다. 하여간 메리놀 수녀님들이 남긴 교훈을 우리 모두가 감사하고 본받기로 하자.
▲編輯者註-지금까지 洪承玉 任宅根 金錫輝 李慶雨 諸씨가 本欄을 各各 4回에 걸쳐 執筆해 주셨읍니다. 다음 호부터는 筆者가 바뀌겠읍니다.
李慶雨(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