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날 나는 오래간만에 처와 같이 영화를 볼 기회가 있어 현재 C극장서 상영 중인 「바이블」(韓國題名 「天地創造」)을 보았다. 舊約聖書 創世記 속에 나오는 설화들을 엮은 영화가운데서 가장 나의 머리에 남는 것은 저 유명한 「노아의 方舟」장면이었는데 만약 현세에 주님이 또 대홍수(大洪水)를 내리신다면 누구에게 배를 만들라고 예고하실 것인지? 물론 創世記때의 이야기를 현세에 그대로 적용시켜 말함은 어리석은 이야기가 될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모든 인류가 아직도 평화를 갈망하면서도 전쟁을,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증오물, 정의를 지양하면서도 불의를, 일삼을 때 누구라 주님의 노여움을 안사리다 단언할 수 있단 말인가? 어진 노아는 주님에 의해 의인(義人)으로 뽑혀 타락한 인류를 절멸시키기 위한 대홍수를 예고 받았으며 주님의 명에 따라 이같은 배를 만듦으로써 그의 가족 그리고 암컷 숫컷 한쌍씩 여러 동물들은 40일이나 주야로 퍼부었던 비의 대홍수에서 난을 피해 목숨을 구제받을 수 있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비… 온 세상이 물바다가 된 속에서 배속에 탄 노아와 그의 가족들은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고 코끼리, 표범, 물소, 거북 그리고 온갖 종류의 새들과 더불어 삶을 영위해 간다. 티끌만한 당황함도 두려움도 없이 동물들에게까지 먹이를 나누어 주고 뺨도 어루만져주면서… 그들에겐 오직 주님의 뜻에 순종이 있을 것일 뿐이다. 마침내 날은 개었다. 찬란한 햇볕이 비치고 그들의 배는 어느 산정에 무사히 다다라 다른 모든 인간들과 생물들이 모두 멸종된 가운데 그들만은 다시금 그리던 지상의 삶을 맛보게 된다. 그야말로 하늘의 섭리요 주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돌이켜볼 때 의인 노아가 주님의 계시로 덧없이 큰 배를 여러 날을 두고 만들 때 다른 이웃들은 그를 미친놈이라 놀려대지 않았던가?
킬킬거리던 모습과 함께 오직 주님의 뜻에 따라 대홍수를 이겨내고 구명된 후 찬란한 햇볕을 보고 감격해하는 노아 및 그 일가족과 동물들의 기뻐하는 모습이 선하게 스치어 가곤 한다.
<編輯者註> 이번호부터
李桂浩(東洋通信편집부장)
劉근준(서울美大도서관장)
金蒙恩 신부(서울수유동주임)
金圭煥 박사(서울大신문대학원장)
諸씨가 앞으로 4회에 걸쳐 번갈아 써주시겠읍니다.
李柱浩(東洋通信編輯部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