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신부님이 경영하는 고아원이 있었읍니다. 몇해전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과자상자 두개가 소포로 배달되었읍니다.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보내준 것이었읍니다. 고아원에서는 그날로 감사의 편지를 보냈읍니다. 그러나 편지에는 노랑딱지가 붙어서 되돌아왔읍니다.
그 주소에는 그러한 사람이 살지 않는다는 것이었읍니다.
『이상한데…』
『보내주신 분이 자기를 나타내고 싶지 않아서 이름을 다르게 해 보낸 모양이다.』
『세상에는 가끔 그런 일이 있죠.』
신부님과 일꾼 아저씨는 노랑딱지가 붙어 되돌아온 편지봉투를 앞에 두고 난처해 했읍니다. 고마움을 알려줄 방법이 없었읍니다.
다음해도 또 그 다음해도 또 그러했읍니다. 그런데 올해의 어린이날을 며칠 앞두고 고아원 일꾼 아저씨는 지방에 보낼 소포를 붙이려고 가까운 우체국으로 갔읍니다.
소포창구에서 일꾼 아저씨는 그만 「앗!」 소리를 지를뻔 했읍니다. 아저씨의 고아원에 보내려 하는 두 개의 소포와 거기에 씌어져 잇는 글씨! 낯익은 글씨였읍니다.
『우리 고아원에 어린이날이면 과자를 보내주시는 분이 바로 청년이었구먼!』
『아저씨 아닙니다. 저……』
『우리 고아원에서는 당신에게 인사를 드리려고 무척 애썼읍니다. 그러나 이름도 주소도 모르니…』
청년은 난 곳도 부모도 모릅니다. 사랑이나 친절을 모르고 자랐읍니다. 어려서부터 부랑배들 속에 끼어 떠돌아 다녔읍니다.
좀 커서는 소매치기를 했읍니다. 다음에는 어린이들을 꾀어 소매치기를 시켰읍니다. 잘 벌어오지 않으면 죽지 않을만큼 매질을 했읍니다.
그러던 어느날 경찰에 잡혔고 며칠뒤에는 교도소로 옮겨졌읍니다. 청년은 항상 죄수들을 찾아주는 이 신부님에게서 비로소 사랑과 친절을 알게 되었고 영세까지 했읍니다.
불우한 어린이들 아버지이신 돈 보스꼬 성인의 이름을 따서 본명은 돈보스꼬로 정했읍니다. 돈보스꼬는 모범죄수였읍니다. 처음의 형기보다 짧은 형기를 마치고 밝은 세상에 나오게 되었읍니다.
돈보스꼬는 지난날을 생각지 않으려 했읍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을 학대한 일만은 잊혀지지 않았읍니다. 가슴이 아팠읍니다. 며칠뒤 돈보스꼬는 교도소에서 배운 목공기술을 살리려고 목공소에서 일을 시작했읍니다. 첫월급을 받은 며칠후가 어린이날인 것을 알았읍니다. 난생 처름으로 땀 흘려 받은 깨끗한 돈이었읍니다.
하루일이 끝나자 그는 네거리에 있는 큰 과자점으로 달려갔읍니다.
『그렇읍니까! 원장신부님도 참 기뻐하실겁니다』
『뷰ㅜ끄러운 일입니다. 언제까지라도 이름을 밝히지 말려고 했는데 오늘 이렇게…』
신부님의 고아원에서의 어린이날 잔치는 이름없는 선물의 주인공 돈보스꼬 청년을 맞이하여 언제보다도 즐겁고 보람찬 것이 되었읍니다.
글…박홍근 선생
그림…김정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