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본당신부가 알려주기 전에 「매스 메디아」인 신문 · 라디오 · 텔레비를 통하여 우리교회 안에 우리나라에서도 추기경이 탄생하였음을 알게되었다.
추기경이 된 김수환 대주교 자신도 교황청에서 통고를 받기전에 귀국 도상에 있던 일본에서 「매스콤」을 통하여 알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서울대교구청을 지키고 있던 부주교 상서국장신부들은 교황대사관에서 통고를 받고도 비밀에 붙이라는 요청 대문에 말을 못하고 있을때 전파를 통하여 들어온 「뉴스」 때문에 발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후일담도 새어나왔다. 「홍보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들은 새삼 「매스콤」의 신속성과 세계성 나아가서는 감출 수 없는 「뉴스」를 소홀히 다룰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말한 기쁜 소식이야말로 한시바삐 전세계에 전파되어서 다 알려야 마땅하겠거니와 우리들은 항상 기쁘고 즐거운 「뉴스」에만 접할 수 없는 노릇이고 또한 즐거운 「뉴스」라고 받아들이고 언짢은 「뉴스」라고 봉쇄하여 귀와 눈을 가린다고 해서 이것이 가려질 성질의 것도 아님을 우리들은 다 알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가 「매스콤」의 시대라고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 보건대 우리교회의 첫째 사명은 물론 「복음전파」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현대적인 표현과 현대적인 「메디아」(수단)를 통하지 않는 복음은 인간에게 귀담아 들리지 않는 것이다. 누가 말한 것처럼 한편의 「드라마」가 평범하고 고루한 설교를 백번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한적이 있듯이 「매스 메디아」를 잘 이용만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효율적인 전교의 방법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더 나아가서는 「매스 메디아」의 이용 여하에 따라서는 교회의 본질사명인 복음선표 및 신앙의 생활화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같이 「매스콤」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홍보의 날」을 맞이하여 교회에서 간행하는 잡지나 신문에서는 대서특필하고 반성도 곳잘하곤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홍보의 날」이 지나가면 또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을 매년 되풀이하는 것을 우리는 보고있다. 「홍보의 날」에 「매스콤」을 부르짖는 층도 정해놓고 이에 종사하는 사람이거나 이에 관련된 몇몇 인사에 국한된 감이 있는 것은 또한 웬일인지 모르겠다.
교회 당국자는 이것을 가리켜 우리의 힘이 부족이 그 큰 이유라 하였고, 근본적으로는 우리 모두의 인식 부족과 비협조가 중요 원인이라고 지적한 일이 있다. 과연 옳은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매년 이러한 원인만을 지적만 하고 체념만 하여야만 될 것인지 묻고 싶다.
공의회에서 교황도 「매스 메디아」에 관한 율령을 발표하고 이의 적극적인 선용과 교회에서의 적극적인 참여 나아가서는 「매스콤」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자질향상을 위하여 교구장들의 협조를 강조한 바도 있다.
우리 한국교회가 아무리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공의회 정신을 받들어 그 수단과 방법은 완만하고 점진적이 될지 몰라도 해가 바뀌면 바뀔수록 전진하고 발전함이 엿보여야만 되지 않을까 한다.
교구와 본당이 늘어나고 그 책임자들이 맡은바 신자들을 선도하는데 있어서 전력을 다하고 있음을 우리는 안다. 그러나 「매스 메디아」에 대해서는 등한시하고 관심을 안가지는 인사들을 간혹 발견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유감으로 생각한다.
신자의 수효는 늘어만 가는데 교회에서 발간하는 정기간행물인 잡지나 신문은 늘지를 않고 있다. 또는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의 보급을 서둘러도 불응하는 현상도 간혹 있는 모양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것인지 근심이 앞선다. 하루가 지나도 날로 변천해 나가는 이 사회와의 대화가 교회와 두절되지나 않나하여 안타깝고 더 나아가서는 교회와 유리되는 경우까지 연상될때 세계적인 교회로 발전하였다는 우리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에서는 고립된 형태에 놓여질 것이다.
성직자와 평신자를 막론하고 우리들은 「매스콤」에 대하여 연중각성하고 관심을 가지고 교회정기간행물부터 육성해 나가야만 되겠다.
그렇게 되는 날에는 「매스콤」의 선용을 위하여 사회에 파고들어가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고 교회자체의 사명수행과 직결될 것이다. 「공보의 날」을 맞이하여 일간신문의 종교담당기자들이 좌담회를 개최한 일이 있었다. 그 좌담회 기사중에 다음과 같은 구절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일반 「매스콤」에 대한 각 종교간의 활동도는 다르나 이중 가장 둔감한 것이 천주교라는 것은 중앙지 종교담당기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천주교 기관에 취재하러간 기자는 우선 자료를 얻기 힘들고 누구를 붙들고 취재해야될지 몰라 어리둥절해진다. 유익한 경우에는 마치 그럴만한 이유라도 있는듯이 기자를 대하는 자세가 시종 봉쇄적이다.』 이런말을 한 기자는 한두사람이 아니다. 여기에 대하여 교회 당국자는 공보활동을 위한 훈련이 부족해서 충분한 보도거리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현상을 살펴볼때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당사자들의 인식과 관심부족의 현상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 하겠다.
우리 한국교회가 현대속의 교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교류의 중요한 대화도구인 「매스메디아」를 선용함이 긴요불가결할 것임을 인식하여야겠다.
그래야만 우리교회 발전과 앞날을 위하는 「모멘트」가 될 것이며 「매스메디아」를 지배하는 자는 그 사회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