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의 고아원 아이들은 모두가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읍니다.
노래도 아름다왔고 춤도 잘 추었읍니다. 고아원의 어린이날 잔치는 어린이들도 물론 즐겁게 해주었지만 초대를 받고간 청년 돈 보스고도 여러가지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읍니다.
부모가 없는 어린이들이 명랑하게 그리고 슬기롭게 커가고 있는 것을 보았을때, 그 어린이들을 위해 오늘날까지 오랜 세월을 하루같이 애써온 신부님이나 수녀님들에게 머리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었읍니다.
그리고 자기도 무엇인가 어린이들을 위해 일해야 할 책임감 같은 것을 강하게 느꼈읍니다.
돈 보스꼬는 고아원에서 돌아오는 길로 서울역에 갔읍니다. 서울역에 가면 그전에 데리고 있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에서였읍니다.
돈 보스꼬는 교도소에서 나왔을때에도 그 아이들의 행방을 찾아보기는 했읍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없었읍니다
서울역에 간 돈 보스꼬는 집없는 아이들이 많이 떠도는 곳을 이곳저곳 찾아다녔읍니다.
그러나 그 아이들과 비슷한 아이들은 있었으나 전혀 다른 아이들이었읍니다. 혹시나 하고 이름이며 얼굴의 생김새에 몸집같은 것을 자세히 설명하면
『그런애요?』
생각하는 것처럼 하다가는 기다리고 기다렸던 어린이날을 즐겁게 보낸 어린이들 앞에는 또 새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었읍니다.
어머니날!
고아원 어린이들에게도 자기들을 낳은 어머니는 있었읍니다. 그 어머니가 누구인지 알지 못할뿐입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머니와 아머지 그들은 부모로서의 애정과 책임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사람들입니다.
고아원 어린이들은 어머니날을 앞두고 신부님과 수녀님들 몰래 그날 그러한 언니와 누나들과 함께 어린이들은 몇주일 전부터 토요일미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곳곳의 지하도에서 주간신문과 잡지를 팔았던 것입니다.
어머니날 오후 고아원에서는 요란스러운 박수소리와 「어머님 은혜」의 제창이 아름답게 흘러나왔읍니다.
어린이들을 향해 앉은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목에는 빨강 카네이션의 화환과 들꽃으로 엮은 화환이 걸려있었읍니다.
저마다 꽃 하나씩을 달아드리려고 생각했읍니다. 그러나 그 많은 꽃들은 가슴만이 아니라 등에까지도 가득 찰 것 같아서 생각끝에 화환으로 엮었던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 있어서는 원장 신부님들은 아버지도 되고 어머니도 되는 것입니다. 신부님은 새삼스럽게 감개무량했읍니다.
『어머니를 위하는 날에 아버지인 내가 빨강 카네이션을 받고보니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남자로서 어머니날에 카네이션을 받은 것은 아마 서울에서 나뿐이 아닐지…』
웃으며 말하는 신부님의 말이 채 끝가지도 전에 와! 하는 소리와 박수소리가 또 요란스럽게 울렸읍니다. <계속>
글…박홍근 선생
그림…김정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