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교주일, 일년에 한번 우리의 복음전파의 실적을 돌이켜 보고 그리스도신자의 지상임무인 전교에의 마음가짐과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는 날이다. 그리고 우리의 전교대열을 재정비하고 장비를 점검·강화하는 날이기도 하다.
복음전파는 곧 그리스도교의 생명이며 따라서 전교를 생각지 않는 종교는 종교일수 없는 것이다. 종교의 본질은 곧 전교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지난날의 생활이 복음전파와 직결되어 있지 않고 또 앞으로도 전교에 대한 관심마저 없다면 우리는 벌써 그리스도신자도 종교인도 아닌 것이다. 그러고도 성당에 다니고 또 내 영혼만은 구해보겠다면 이는 곧 사이비종교인이요. 「천주문」의 이름을 면치 못하리라.
예수님의 마지막당부이며 그를 따르고자하는 제자들에게 하신지상명령이 곧 『너희들은 세계만방에 진출하여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전하라』(마르꼬 16장 14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명령을 그리스도는 자기 일생을 통하여 가장 인간답게 사는 법을 시범하시고 미사성제를 제정하시고 십자가의 희생과 부활의 영광을 실현하시고 교회를 창설하신 후 승천하시기 직접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명령하신 것이 복음전파 한가지뿐인 것이다.
이러한 예수님의 일생은 메일 「미사」 성제에서 재현된다. 이 미사성제에 참여하므로 우리는 초자연적 생명이 강화되고 성신의 은혜를 입고 영성체로 성사에 일치된 신비체의 일원으로서 복음전파와 그 실천자로 용약 파견되어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미사성제는 전교의 출발점이요. 또 전교의 핵심이기도 하다. 전교는 미사에서 시작하여 미사로 귀일하는 것이라 하겠다.
전교를 한다는 것은 이론 투쟁으로 남을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말로써가 아니고 오직 내 생활을 통한 감동으로 남을 개심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교는 나의 개심이요. 또한 나의 개심에 감동된 또 하나의 형제의 개심인 것이다. 감동은 성신과 그 대능의 표출이요. 작용이 아닌가. 우리는 우리 모든 환경 속에서 또 하나의 그리스도가 되어 복음을 증명 실천하며 잠잠히 성신의 은혜를 신뢰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전교는 소란하지 않고 고요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미사에 참예할 때마다 전교라는 막중한 사명을 띄고 파견된 우리가 하루를 혹은 일주일을 허송하며 무위한 생활로 보내고 빈손으로 돌아와서 무엇을 보고 했던고? 미사성제에 형제 한사람도 초대해 오지 못한 지난날의 우리의 그리스도신자답지 못한 생활을 청산하고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가 되기로 오늘 이 미사성제에서 각오를 새롭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