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DDT工場에는 새까만 DDT가 산더미 같이 쌓여있다고 한다. 이것은 파리가 DDT에 대해서 면역성이 그만큼 강해졌음을 과장해서 표현한 이야기다. 사실 DDT가 처음 나왔을 땐 파리뿐만 아니라 웬만한 害虫은 모두 섬멸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DDT만으론 꿈쩍도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솝의 우話에서 처럼 한번속고 두번속지 같은 일에 반복해서 언제까지나 속지는 않는다. 거짓말에 면역되어 쉽게 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거짓말이 人生에게 괴로움을 덜어주고 希望을 안겨주는 약속이었다면 결과는 실로 重大한 것이다. 그것은 人生을 希望에로 끌고가는 것이다. ▲참으로 人生에 있어 絶望이라는 것보다 더 비참한 狀態는 없으리라. 希望이 있는 동안 어떤 고통도 괴로움도 이겨낼 수 있지만 絶望속에서는 아무런 힘도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삶의 힘을 希望에서 얻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市民會舘」에서 가톨릭과 改新敎 공동주최로 「社會發展과 勞動問題」에 관한 大講演會가 있었다. 이 자리에 가톨릭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이 직접 연사로 나섰고 改新敎 側에서는 강원용 목사가 강연을 했다. ▲노동문제가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큰 문제의 하나로, 참다운 인간의 가치를 인정하는 모든 善意의 인간들이 여기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노동자들의 권익옹호와 地位向上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하느님 왕국을 건설할려는 크리스찬 형제들이 무관심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가톨릭과 개신교가 이번 강연에서 이 문제에 대해 공동의 관심을 표명했음은 큰 성과로 경하할 일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어제 오늘 생긴 문제도 아니요. 벌써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로 이를 위해 「로마」에서는 많은 회칙을 반포코 역설했으며 만인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그때마다 우리는 희망과 기대 속에서 귀추를 주목해왔다. 그러나 상기 문제해결을 위한 아무런 징후가 보이지 않음은 왠일일까? ▲사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이미 체념의 목전까지 도달했는지도 모른다. 실망에 대한 많은 면역성도 생겼다. 하지만 이번만은 경우가 다른 것 같다. 한국 기독교의 책임있는 분들이 수천청중 앞에서 공적으로 천명한 약속이기에 우리는 다시한번 기대를 가져본다. 진실로 우리근로자들이 福音에 달라붙은 파리 떼의 運命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