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1일에 개회된 세계주교 「시노드」는 10월 27일 폐회되었다. 이번 「시노드」는 공의회 이후 2차로 열린 것으로서 1차 때 보다 교회 사무조직과 교회론에 대해 더 많은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본다.
제2차 「시노드」를 둘러싸고 일어난 주교들 간의 논쟁은 이미 본보에서 소개한바 있었고 또한 佛人 추기경은 『교회 내에서 집안싸움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또 교도권이 약화되지 않겠는가』하고 우려하였다.
이와 같이 분위기는 악화되었었다.
그러나 「시노드」가 끝난 오늘날 우리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고 또 교황과 주교들이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양자 간의 유대를 더 강화하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시노드」를 성공리에 이끌어준 분은 교황 바오로 6세이다. 교황은 두번 外에는 모든 회합에 참석하였고 「노트」를 하면서 연설하는 주교들에게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교황이 친히 「시노드」 회합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시노드」는 교황과 주교들이 앞으로 교회를 사목하는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시노드」의 마지막날 모인 주교들은 3개 案을 가결하고 교황에게 제출했는데 교황은 그중 2개안을 즉시 수락하고 그 外의 案은 앞으로 깊이 고려할 것을 약속했다. 교황이 채택한 2개 案이란 세계주교 「시노드」를 2년에 한번씩 소집할 것과 교황과 주교들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상임 「시노드」사무국의 설립이다.
이 사무국은 주교들을 대표해서 교황을 자문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시노드」에서 교황의 수위권은 재확인 되었지만 이 수위권에 주교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일원인 우리에겐 이번 「시노드」가 좀 먼 느낌이다. 이 「시노드」에서 논의된 문제도 우리와는 별상관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교황의 수위권에 대해서 우리는 한번도 토론해 본적도 없고 또 토론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에서 주교들의 공동성을 선포했지만 우리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주었고 또 줄 것인지 생각해 보지도 않 고 있는 느낌이다.
그저 법령이 발표되면 그것만 따라가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번 「시노드」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요. 하느님의 백성인 동시에 한 조직체다. 조직이라면 질서가 있게 마련이며 체계적이다. 교황과 주교들간의 질서는 주교와 사제간의 질서 본당신부와 신자들간의 질서의 표본이 된다. 교계제도 일부의 체계는 전체체계를 반영하게 마련이다.
아프리카의 「와가두구」대주교 중 그라나 추기경은 말하기를 주교는 『하느님의백성의 입』과 같고 『주교들의 상호유대는 온 하느님 백성의 상호유대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이번 「시노드」에서 논의된 문제는 일선사제의 토대인 본당에서 고안, 체험한 것이 위에까지 반영된 것이라고 하겠다. 말하자면 본당에서 본당신부와 평신도간의 유대가 강화된 것과 같이 또 교구신부들과 교구장간의 공동사목이 이루어졌듯이 교황과 주교들간에도 상호유대를 강화해서 세계교회를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따르는 결과는 「시노드」에서 채택한 교황과 주교들간의 상호관계가 교구장과 교구사제, 본당신부와 평신도간에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교황과 주교들이 혼연일체로 교회를 사목하는 사업에 임하도록 교회운영을 제도화 한다면 이것은 각 교구운영과 본당운영까지 반영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현대교회는 대화시대 속에서 존재하는 교회다. 완전한 교회가 이루어지려면 각자의 위치와 권리가 확보되어야 한다. 시노드」에 인 주교들이 교황의 수위권을 박탈하려던 것이 아니라 수위권을 더 뚜렷하게 고 서로 대화함으로써 교황은 주교들의 의견을 참조하고 주교들은 교황을 보조함으로써 교회를 통치하려는 것이다. 교황은 이러한 대화가 추상적으로나 개념적으로, 서로 만나지 않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접촉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직접 「시노드」회합에 참석함으로써 증명한 것이다. 思想은 시대사조를 조종한다지만 행동은 역사를 만든다. 한국가톨릭 교회도 사상만의 전달로서 포교를 그칠 것이 아니라 의미가 부여될 수 있는 행동으로 한국역사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제2차 세계주교 「시노드」는 막을 내렸지만 앞으로는 세계교회를 다스리기 위해 2년에 한번씩 「시노드」가 열리게 된다. 그러면 한국교회를 사목하기 위한 「시노드」는 소집될 수 없는지? 여러 가지 문제에 당면해있는 한국가톨릭교회도 각계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일치와 행동일치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