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부정(不正) 혹은 가짜의 홍수 속에 살고있어,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이미 만성화되고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정식품들이 그러하다. 가짜꿀 · 부정주류 · 부정조미료 등등 상품으로 제조되어 나오는 일체의 식품은 일단 의심해야할 지경이다.
그러한 식품중에는 사용즉시 생명을 앗아가는 위험한 것도 많고, 건강의 유독하여 모르는 사이에 광범위하게 국민의 건강을 좀먹는 것들도 허다하다. 이런 식품들을 제조판매하는 자들이 대개는 치부하여 잘 살게 마련이다. 더욱 가증스러운 양의 탈을 쓴 시랑이들은 부정약품을 만드는자들, 그리고 부정약품인 것을 알며 혹은 의식하면서 이득에만 눈이 어두어 그것을 판매하는 자들이다. 경각을 다투는 중환자 치료에 만일 투약했던 약품이 가짜나 혹은 부정한 것이었다고 하면 이것은 곧 살인이다. 더구나 그것이 집단학살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이러한 흉악범들이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활보하고 있다. 사람을 죽여서 치부한 돈으로 그들은 잘 살고 세상의 영화를 누리고 있지 않느냐. 가짜는 부정식품이나 부정약품뿐만이 아니다. 가짜박사, 가짜교수, 부정관리 돌팔이의사 등등 온통 부정과 부패, 가짜투성이다. 이러한 세태를 보다못한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보사부장관을 불러 부정식품과 의약품을 철저히 단속할 것을 지시하고 죄질에 따라서는 극형에 처할 수 있도록 법을 고쳐서라도 강력한 단속을 해야한다고 명하고 또 공화당에서는 이번 국회 회기중에 이러한 법 개정이 이루어지도록 지시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우리는 박 대통령의 금번 지시를 오히려 반시지탄으로 아쉬워하는 생각을 불금하면서 우선 중형으로 이렇게라도 이 시급한 난관을 극복해야 되겠기에 쌍수를 들어 찬동하는 바이다. 그러나 강력한 단속법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일시적인 단속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단속으로 근절하는 날까지 믿고 나가야 할 것이며 더우기 단속하는 전담기관을 통일하고 일원화 할 것과 그 감당자들의 부정에까지 미리 대응할 고려와 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강력한 단속이 시작되고 또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생활풍토가 이미 이처럼 부정이 용납되는 소지를 지니고 있는한 근절될 날은 요원한 것으로 본란은 보고잇는 바이다. 가령, 밀수로 국민경제를 좀먹는 무리들이 아직도 우리사회에 활개치고 있다고 하는것은 단속법이 없어서가 아니다. 남의 생명을 해치는 정도쯤 아랑곳할 여가도 없이 우리사회는 황금만능주의에 물들어 있는 것이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돈만 가지고 있으면 잘살고, 영달하고 환영과 존경을 받는 우리사회가 아니냐. 피땀흘리지 않고 쉽게 돈만 만들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경제개발에만 힘쓰고 있는 동안 국민들의 정신은 어느틈엔지 이렇게 되고 말았다. 경부고속도로가 서울서 부산까지 놀랄만큼 고속도(高速度)로 뻗어가고 있는 반면 국민들의 정신은 한치의 향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 본란은 일찌기 경제와 정신이 총체적으로 조화되게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었다. 모든 부정의 근절책은 극형으로 임하는 일시적인 대응책과 아울러 경제발전 또는 고속도로에 쏙아붇는 열성에 못지않는 적어도 그와 동등한 열의를 국민정신 진작에 돌려야 할 것으로 믿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