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평신도 사도직 협의회가 그 한돐 잔치를 다시 「대전」에서 갖는다고 한다.
가뜩이나 아쉬운 한국평신도 사도직 발전을 위하여 회고와 전망의 한 마디를 안 보낼 수 없다.
탄생 당초에 「가톨릭시보」에 실렸던 광고문 비슷한 선언문부터가 그, 탄생의 동기와 아울러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었다. 우선 전국적인 어떠한 단체도 대표하지 않는 몇몇 유지가 「로마」 대회에 참석하고 돌아와서 세계 기구에 빨리 가입해야 된다는 명분으로 서둘러서 만들어진 일종의 유지들의 모임이 이 전국협의회였고, 거기서 하향식으로 각 교구 협의회의 조직을 「명령」했고, 또 각 교구의 평 신도사도직 협의회를 「지휘 감독」한다는 것 비슷한 취지가 선포되었다.
여기서부터 벌써 몇가지 과오가 범해졌다. 첫째는 세계적으로 전국적인 「가톨릭 액션」(물론 단체의 뜻이다) 이같은 모양으로 조직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반드시 중앙집권적으로 되어야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전국적 「가톨릭 액션」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지극히 적다. 그뿐만 아니라 이 몇개 안되는 「전국적 가톨릭 액션」이란, 거의 다 각기 전국적인 기구를 가지고 있는 단위 단체들의 연합체이지 그 외의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예를 들자면 「레지오」의 「세나뚜스」나 JOC본부나 SVP본부나 학생회나 「신용조합」 본부 등의 연합체들로 전국 「가톨릭 액션」을 구성하는 것이다.
둘째로 평신도 사도직 교구협의회의 구성은 교구장의 권한에 속하는 일이지 이러한 엉뚱한 중앙집권체의 명령과 지휘와 감독의 범주에 드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작년에 발표된 「중협」의 선언문을 보고 정말 「평신도사도직」을 겉돌게 공부한 사람들이 하는 그 앞날을 걱정하였던 것이 과연 기우가 아니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이용된 기구를 살리는 방향으로 하려면 제일 가능성이 많은 것이 이미 전국적인 단체로 조직되어 있는 여러 분야의 평신사도직 단체들의 협의회를 만들어주는 산파역 노릇을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이것은 명령기관도 지휘감독기관도 아닌 여러 평신도사도직전국기구들의 연락 협조 연구의 모임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각기 목적을 달리하는 기구들이 평신도사도직 수행에 필요한 연구와 형성을 같이 할 대화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으며 협조하는 즉 공동체 정신의 실천일 것이다.
둘째로 그 산하에 반드시 교구협의회가 존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다. 그것은 형편에 따라서 교구장의 사목계획상 그것 이필요하면 둘 것이고 필요치 않으면 그만둘 것이지 누구도 그 창설을 명령할 권한은 없다.
요컨데 평신도사도직조직원 중 명백히 해둘 두가지 사항을 명심해야 한다. 평신도 사도직에는 개인사도직과 단체사도직이 있다.
개인 사도직을 교구적으로나 전국적으로 조직화한다는 것은 망상이고 해 보았자 유지들의 모임이상일수 없다.
둘째 교회에서 공인하는 단체사도적인 「가톨릭 액션」은 사도로 조차 내려오는 교구의 아버지이며, 스승이며, 머리인 주교의 사목계획에 봉사하는 연모이며 도구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두가지 점을 명백히 이해하지 못하고 사도적운동의 조직을 논하는 것은 먼저 자기가 해야 할 바를 모르고 덤비는 사람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