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후 오늘날까지 인류와 더불어 살아온 달, 수많은 꿈을 그리며 마치 맑고 밝은 거대한 우주정거장처럼 또 하나의 다른 세계를 동경하고 갈망하는 애달픈 인간을 비추어주며 기다리던 그 달을 마침내 인간이 딛고 섰다. 인간의 오래고 오랜 숙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날의 영광과 감격과 또 흥분 앞에는 국경도 민족도 없고 피부의 색깔도 종파의 차이도 없었고 또 사상과 빈부의 격차, 세대의 차이도 없었다. 그 순간만은 온 세계인류가 하나로 형제다운 포옹 속에 그 감격을 누렸던 것이다. 마치 언젠가 있을 억조창생이 하늘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천국의 영복을 감격하는 그 순간처럼 닐·암스트롱과 그 우주형제들이 달에 첫발을 내려놓던 그 순간은 하느님의 뜻이 땅에도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우주개발 제1보의 성공, 인류의 새로운 역사의 첫페지를 펼쳐놓던 인간 달착륙의 그 순간, 온 세계인류는 45억년으로 추측해보는 그 먼 창세기를 한걸음 더 가까이 살펴보며 천지창조와 인간창조, 그리고 하느님의 무한한 사람의 섭리를 한 번 더 실감나게 이해하는 것이다. 달세계의 첫 방문자 암스트롱은 지상 전 인류에게 『감사하다』는 「첫 메시지」를 보내왔다. 인간에게 그처럼 한 위대한 의지와 용기와 지혜를, 자기 모습마저 닮게 안겨주신 하느님께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감사」를 드린다.
우 다같이 「떼·데움」을 소리높이 합창하자. 그리고 우리 다같이 「그이」 앞에 머리를 숙이자. 그처럼 가곺던 「달세계」, 거기서보는 우주는 더욱 멀고 더욱 깊고 더욱 신비로움을 알았기에 말이다. 인간 승리를 한 순간 자랑하고 과학의 발달을 구가하며 도취했던 인간은 우주가 너무 크고 너무나도 깊은 하느님의 그 신비로운 섭리 앞에 우리의 과학은 아직도 너무 작음을 실감한다. 그처럼 힘들은 달도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별들로 둘러싸인 은하수를 둘레로 한 태양계와 같은 천체가 아직도 몇백만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더욱 더 많은 지혜와 더욱더 큰 과학의 발달을 천주님께 감사와 아울러 벌어야 하겠다.
그리고 인간에게 더욱더 큰 겸손 자각케 해주시기를.
달세계에의 첫발자국은 『인간을 위하여는 작은 일보지만 인류를 위해선 거대한 도약의 일보다』실로 인류의 일보 전진하는 발전이다. 발전, 그것은 평화의 또 하나 다른 이름이라고 바오로 6세가 말씀하셨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많고 강력한 기도의 꽃다발을 이번 우주여행에 보낸 교황은 또한 「아폴로」 11호의 성공과 그 성과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획득한 모든 과학의 발전을 인류평화를 위하여 쓸것을 당부했다. 지상의 아직도 끊일 줄 모르는 전쟁과 기아 그리고 결여된 형제애를 전인류가 「아폴로」 11호에 쏟은 관심과 기원과 노력 그리고 협력, 모든 장애를 초월하는 의지와 용기를 합친다면 우리는 이 지상에서 전쟁과 기아를 일소하는 감격된 순간을 우리 다같이 누릴 수 있으리라. 그리고 「이 지상에 천주님의 평화가 그 뜻대로 이루어지리라」 『주여 우주형제들에게 강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