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오마」 성청은 한국과 같이 정식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곳에 교황사절(敎暴使節)을 주재(駐在)시키고 있다.
교황사절의 주요임무는 그 주재(駐在)하는 곳의 교회 상황(狀況)을 감독하고 주재국의 사정(條件) 등을 성청으로 보고하며 주재국의 교회당국과 성청간의 제반 연락(連絡)을 취하는 일에 봉사(奉仕)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같이 어느 한 나라와 성청간의 외교임무에 당하고 있는 성형외교관에는 한국과 같은 교황사절이 있는 외에 먼저 교황대사가 있다. 교황대사 즉 는 교황의 어느 정부에 대한 외교대표이다. 이때의 교황은 「바티깐」시국(市國)의 원수(元首)인 것은 더 말할 것 없다. 교황대사는 전기한 교황사절의 주요임무는 물론 그외에 성청과 주재국간의 사무를 취급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이같이 교황대사와 교황시절은 구분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교황대사와 교사절의 구분은 계급(階級)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외교관계국으로서 서로의 외교대표를 교환하고 있느냐 아니냐 하는 구분인 것이다.
「바티깐」시국(市國)과 각국(非 공산국가)은 다투어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데 가령 「토이기」같은 나라는 회교(回敎)국이요. 극소수의 가톨릭신도 밖에 없는 곳이지만 작년봄 대사를 교환했다. 어떻게 그만한 필요성이나 가치를 인정할 수 있겠는가.
「바티깐」시국은 세계서 가장 작은 영토(領土)로 인구 약一천명 내외, 그것도 대부분은 성적자요. 전부가 남자이다. 법제(法制)는 교회법에 기초를 두고 절대중립국가이면서 그러나 주권국가의 전(全) 권리와 특권을 누리고 있다.
어느모로 보나 보잘것 없는 곳으로 어질 수 있다. 그런데 이 「바티깐」 시국은 신은 공산제국(諸國)에서 마저 가장 두려운 대상으로 응시(凝視)하고 있으니 그것은 또한 무슨 연일까. 이곳을 보잘것 없는 곳으로 본 것은 공산국가가 아니라 우리 이(李) 정권같은 정부였음을 우리 눈앞을 스처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우리 이웃나라만으로도 일본은 공사(公使)를 성청에 주재시키고 있고 자유중국은 대사를, 「필립핀」 역시 대사를 각각 주재시키고 있다.
서독의 「본」 정부가 일시 중단되었던 성청과의 수교(修交)를 논의했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성원한 것은 「프로테스탄트」이었고 그때 다른 어느 곳에 선행(先行)하여 성청과 먼저 외교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그 연고는 두 가지 큰 뜻이 있었다. 하나는 서독 정부의 성격을 중외(中外)에 뚜렷이 밝힌 것이고 둘째는 사실상 성청에서의 외교상 실리(實利)를 측정한 것이었다.
앞서 말한 대로 눈으로 보는 「바티깐」 시국은 그 국세(國勢)가 보잘것 없다. 그러나 그 국위(國威)로 말하면 그 주권자인 교황은 전세계 가톨릭의 자부(慈父)이요. 그 영토(領土)는 또한 전세계 가톨릭의 번영과 영광의 상징(象徵)인 것이다.
여기 지상(地上)에서 가장 화려한 잔치가 연중 계속되고 있고 거기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문무백관(文武百官)이 극진(極盡)한 예(禮)를 갖추고 혈석하고 있어 국가간의 우의(友誼)를 가장 완전한 방법으로 돈독( 敦篤)히 하고 있는 것이다.
「바티깐」 시국의 외교상으로 본 위치 및 경중(輕重)을 본란이 크게 평가치 않더라도 이는 너무나 자명(自明)한 것이요. 적어도 외교란 것을 아는 이라면 외교관계를 맺어야 할 제一급에 손꼽을 것임을 더 말할 것 없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어째서 지금까지 성청과의 외교관계를 맺지 못했던 것인가. 만일 여기 변명할만한 이유가 있다면 우리는 외교부문에 있어서도 세계의 뒷전에 있었음을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제二공화국은 과거 외교적 고립주의를 하루 바삐 지양한다는 뜻으로도 곧 성청과의 외교관계를 맺고 명실공히 자유세계의 일원이 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가톨릭 국회의원(참의원 一명 민의원 九명)들이 해외공관을 논의하는 수많은 기회를 가졌지만 아직은 침묵을 지키고 있고 비록 여론의 방식을 취해서라도 전연 언급(言及)이 없는 것이다.
성청은 대한민국이 독립되면서 한국주제의 교황사절을 파견하고 또 막대한 희생과 경제를 들여 교회의 발전과 한국사회의 복지(福祉)에 깊은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만일 우리 선량(選良)들이 좀 더 성의(誠意)를 가지고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치를 적정한다면 한편으로 이런 일에 자각(自覺)이 없는 의원간의 찬동을 얻기에 노력할 것이요. 또 정부를 독려하여 서둘러서 이를 성취하도록 할 것임을 지적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