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五회 「신문의 날」(四월 七일)을 맞이한 한국신문 편집인협회서는 금년도 목표로 『신문의 책임』이란 슬로강을 내걸었다. 그뿐 아니다. 언론의 자유를 악용하여 사회의 혼란을 조장(助長)하는데 대한 단속방법을 강구하고 이의 구체적인 방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언론의 자유를 악용하여 사회혼란을 조장하고 있음을 전국 一백六十여 회원이 참석한 정기총회에서 솔직히 시인하고 가장 중대한 논제로 채택했다.
이 사실을 이렇게 알아들을 수 있다. 즉 언론의 자유는 헌법정신대로 보장되었으되 이로써 사회혼란에 부채질하는 유일한 합법적 무기(수단)로 신문을 내세우고 있는 반사회적(反社會的) 분자가 있음을 또한 시인한 것이다. 이것을 두 갈래로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의식적으로 사회혼란을 조성하는 자이요. 다른 하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런 사회풍조(風潮)대로 아무런 방향을 잡지 못하고 떠내려 가는 자이라 하겠다. 의식적으로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자는 달리 말할 것 없이 공산분자인 것이 뻔하다. 공산분자나 소위 혁신세력은 말로는 이상적 사회를 꿈꾸는 점잖은 한 이상주의자(理想主義者) 같이 겉꾸미지마는 그들의 목표는 결국 「혁명」에 있는 것이기 때문 에 그 방법은 혼란을 조장하는 길밖에 없다. 기존 질서를 뒤엎고저 할진덴 그들이 말하는 의식적이요. 적극적인 계급투쟁을 불평을 거의 본직(本職)으로 삼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목표는 「혁명」에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사고방식대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는 않는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사회문제의 중심은 「계급투쟁」인 것이다. 풀어서 말하면 그들은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한다든지 인간고(人問苦)를 털어준다든지 하는데 추호의 관심도 없다. 오히려 그러한 관점을 적극 경고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혁명」에 도달하기 위한 무자비한 투쟁밖에 없는 것이다.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 「혁신」세력의 밑바닥을 잘 살펴야 하겠다. 『사회악을 조장하고 있다』고 시인했으니 무엇 때문에 사회악을 부채질 할 기사를 쓰고 하는지 또 사회악을 제거(除去)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그것을 되려 반기듯 크게 떠들고 있는지, 하는 것을 살펴야 할 줄 안다.
다음 무의식적으로 그런 풍조에 키를 잡지 못하고 떠내려가는 신문인의 책임은 그 누구 보다 중대하다. 그 연고는 그로써 초래되는 결과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신문인협회 정기총회에서 지적한 그대로 『사회악을 조장』한 그 책임의 전부는 아무런 마련없이 조석으로 박아내고 있는 신문에 있고 그 신문을 주간하는 책임자에게 있는 것이다.
아무런 마련이 없는 신문을 박아내고 있다했다. 정치기사는 여·야의 정쟁(政爭) 그것도 아무런 구속을 받지 않는 의사당 안의 욕찌거리를 그대로 실어 그것이 곧 정치인 것으로 여기게 하고 있고 어떤 엽기적인 사건이면 저속한 취미마저 가미(加味)해서 선정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광고에 이르러서는 전혀 무정견한 것이어서 논급할 대상조차 못된다. 이런 것은 모두 일정한 사실과 그런 현상을 사실대로 반영(反映)한 것으로 보아 넘긴다할지라도 사설(社說)이나 어떤 의견(意見)을 내걸 때는 반드시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지고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어느 시책(施策)에 대한 비평을 가하되 거기 맞설 대안(代案)이나 건설적 논의는 전연없고 어느 법률해석을 하되 사실상 불가능한 논술(論述)만을 하고서는 언론자유의 권리만을 누리려고 한다면 이런 것이 모두 책임없는 신문을 박는 짓이 아니겠는가?
「오지리-이태리」 국경 남(南)「티롤」분규는 아직 해결을 보지 못한 양국의 심각한 국경문제이다. 작년 十월중순경 「로오마」의 「데모」 학생들이 「오지리」 대사관을 불태운 험악한 사태를 일으켰다. 이 중대사건을 五분후에 켓취한 「뷔엔나」의 지도적 일간신문 「쿠리에」지에서는 긴급편집간부회의를 열었다. 그 결론은 이러했다. 이 사건은 五년래 「오지리」 공화국의 최대 사건이다. 그러나 이를 크게 취급하면 세계적인 평화원칙에 어긋나겠다는 거와 앞으로 「해결책」을 강구하는 이성(理性)이 없음을 들어내게 하겠고 불필요한 자극을 줄수 있음과 「아프리카」 국민같은 정치적 치졸을 폭로하겠다는 것으로 결국 이 중대사건을 지극히 간략하게 취급했다.
한편 「이태리」쪽 각 신문도 크게 떠들지 않았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국제신문기구(機構)인 IPI는 양국의 신문수준을 높이 평가하고 신문편집자의 역량을 찬양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책임있는 신문을 만들도록 경고한 이번 편집인의 모임은 자울(自律) 규정을 제정한다고 하거니와 우리는 현재의 신문수가 대폭으로 줄고 정선(精選)된 신문만이 남아서 권위있고 책임있는 제작을 하도록 정부의 교도적(敎導的) 시책이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앞으로 우리 가톨릭언론인(言論人)의 모임이 있어 스스로 편달하는 기회를 가져야 하겠다. 가톨릭교회는 어디서나 안으로 철저한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모임은 필경 가톨릭 언론인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게 할 것이며 당면한 여러 문제 앞에 좀 더 강력히 대처해갈수도 있겠다. 가톨릭언론인의 모임이 조속히 구성되고 또한 이와 교류할 수 있는 국제기구에 참가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