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시보 제二六二호(一五六一·一·一五)부터 연재되는 설독과 욕설로 일관하는 「논단」 제一·二에 대한 답론에 앞서 우선 그 제三·四·五에 개최되는 「국어강술」(나는 이렇게 밖에 보지 않는다)에 염증과 구역을 참지 못해 여기 몇마디 앞세우려 한다.
그리고 서창제씨를 상대하는 것부터가 나의 위신을 깎는 것인 줄을 번연히 알건만 일반독자를 위하여 말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여기 약언하려하거니와 『기도 못하면서 뀌려는』 서창제씨는 아래와 같이 벌써 二十三조항이나 들어 「옛공과」 또는 <朱 신부>들 욕하고 비웃었지마는 그 어느 한 가지도 옳은 것이없고 오직 『제밑 들어 남뵈기』만 한 것이 실로 민망하다.
이제 씨가 「번호」를 붙여 용담(용談)한 것을 따라 그 「번호」대로 대답하겠다.
①서창제씨 말에 『우리에게』라 해야 할 것을 「옛공과」에는 『우리게』라 했다고 막 욕설이다. 그러나 바로 「조과」(五베레)에 있는 『우리에게 죽을 때까지』를 비롯하여 「매괴경」에만 해도 十여차로 「옛공과」에 수백번이나 나오는 『우리에게』를 사용한 치명자들이 정말 우리말을 몰라서 유독 「천주경」을 위시한 수십군데에 『우리게』라 하셨겠는가…… 티끌만한 신앙심이 있는 자라면 욕설과 경멸을 퍼붓기전에 그 「이유」를 찾아보아야 않겠는가…… 그 「이유」가 바로 주 신부가 주장하는 그 「구절조화, 월의 고름」(三년전 내가 발표한 졸_ 五~六 페-지 참조) 때문인 것이다.
서창제씨가 전연 알리없는 「구전조화」의 묘미를 잠간 살펴보자… 즉 『오늘날 우리게(六音)-일용할 양식을(六)-주시고(三)』… 이것이 곧 <同同異> 혹은 전부 三·三·三으로 치면 「同同同」이고 『우리 죄를 (四)면하여 (三)주심을 (三)…』 이것이 곧 「異同同」이고-우리가 (三) 우리게 (三) 득죄하기를 (五)』… 이것이 곧 「同同異」고-『면하여 (三) 줌같이 (三)하시고 (三)』… 이것이 곧 「同同同」이고-『우리를 (三) 유감에 (三)빠지지 (三)말게 하시고 (五)』… 이것이 곧 「同同異」고-『또한 (二) 우리를 (三) 흉악에 (二) 구하소서. (四)』…이것이 곧 「異同異」이다.
우리선열들은 이 「구절조화」(즉 우리말의 운률적인 이 특성(Genium linguae)을 잘 알았기 때문에 「옛공과」 전체를 통하여 「될수만 있으면」 이 특징을 살리려 애쓴 흔적이 혁혁히 드러나 보인다…… 그래서 여기는 「우리에게』 대신 『우리게』『우리들을』 대신 우리를』『흉악에서』 대신 『흉악에』로 해 놓은 것이어늘 저 철모르는 서창제는 그 「현행공과」에 여기서부터 『에』와 『서』를 가하여 그 아름다운 「구절조화」를 망치기 시작하여 공과 끝까지 그렇게 나갔다……
이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 그래서 주 신부는 그 「졸고」에 『철조망, 암초』 등 비유로써 이것을 개탄했던 것이다…… 과연 「현행공과」를 가지고 『물 내려가듯 순순히 흐르게』 문을 읽을 수 있는가.
게다가 또 서창제씨는 이번 그 「논단」에 가소롭게도 『차라리 「우리께」라 했으면 안나무라겠다』라 했으니 『천주께 임금께』하는 이 『께』는 분명 경의(敬意) 표시 어늘(선열들의) 「한어문전」 一四면 참조) 『차라리 우리께』 해야 된다니 이 얼마나 가소로운 말인가.
②서창제씨는 호령한다. 즉 『「흉악에서 유감에서」 할 것을 「흉악에」했으니 길을 막고 물어보라. 아예 「되잖은」 말이 아니냐』라고…… 애답다. 서창제가 우리 치명자들을 제 발바닥의 때만큼만이라도 생각했다면 「옛공과」에 『네게 하려 하나니』의 『귀양 중에서 복중에서 골에서』를 비롯하여 「매괴경」에만 하더라도 五·六차나 나오는 이 『에서』가 수없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천주성」의 『흉악에』를 위시하여 수십군데 『에서』대신 『에』를 쓴 것을 욕설과 경멸을 퍼붓기 전에 그 「이유」를 따져볼 것이 아니겠느냐…
그 「이유」 중
하나는 이미 위에 (一)에서 말했거니와 그 외에도 예(例)의 「한어문전」 十一페-지 이하를 보면 그 『에서』를 설명한 것은 정말 우리네 머리로서는 꿈도 못꿀 노릇임에 감탄안 할 수 없다…… 거기는 우리네 「탈격」인 『에서』를 「제二처소격」이라 하여 그 뜻이 경우에 따라 다를 뿐 이 『에서』란 지 「보통처소격」의 『에』에다가 『있다(to be)』의 「현지분시」인 『잇서』에서 따온 『셔』를 가한데 불과하다하여 그 예를들어 『집에서 일ㅎ다』란 말은 『집에잇셔 일ㅎ다』(being at hom e, to work)람 말과 같고 『집에서 오다』란 집에잇셔 오다』(etantu ayant ete a la ma son, venr)와 같다 하였다…… 그리고 나서 그제 十七페-지에 가서는 이 「탈격」의 예로 一五가 지나 열거하여 『대궐에서 나왓다… 됴션에서 가져오다』 등등을 말했다.
그래서 우리 「옛공과」엔 혹은 「구절조화」 혹은 「해조」(諧調 up honie) 혹은 기타 경우에 따라 『에』도 쓰고 (例 모든 「도문」) 『에서』도 쓴 것이어늘 우리말에 대한 「문어체」니 「문장론」이니 「구절조화」니에 있어서 서창제가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수작이냐 말이다… 모르면 『잠자코 있는 것이 무식을 면한다』 타는 명담이나 좀 배웠으면……
③서창제씨는 또 「옛공과」에 자주 나오는 『어쩌면』이 틀렸다고 탈잡아 수백 말을 늘어놓고 있다.
그러나 여기 대해선 「한글」의 초보지식만 가진 「국민학교학생」들도 이따위 잠꼬대는 아니 할 줄 안다… 본래 「ㅎ」받침이란 「ㄱ·ㄷ·ㅂ·ㅈ』등 파장음(破障音) 이외의 자음(子音)과 만날 때엔 이 「ㅎ」음이 매우 모호해져서 필경엔 아주 나지 않게 되고 마는 수가 많아서 그 「ㅎ」 받침이 『좋다』가 「조와서』『쌓다』가 『싸으니』… 『아넣다』가 『아니리·아니려』 등등 그 수를 매거키 난하다… 그런 즉 『어찌하다』가 약해져서 『어찌ㅎ다』로 이것이 「어찌면」으로 연마든지 쓸 수 있고 또 당장 쓰이고 있다……
④서창제씨는 또 「옛공과」에 「아니려』가 있다하여 또 한번 우리 순교선열들을 『불합리를 정경대법으로 삼는 마귀세계의 말』을 하는 자들이라고 막 「설독」을 하였다.
오! 가련한 족속! 하늘이 무섭지 않으냐…… 순교선열들이 지으신 「한불자전 제一부록」에 『ㅎ다』 설명에 대한 五○페-지에 『아니ㅎ다』를 약해 『아니타』라 한다하고 같은 부록 二五페-지엔 『아니ㅎ겟나이다』를 약해 『아니켓나이다』라 한다 하였은 즉 이 『아니』에 「ㅎ」 받침이 붙은 『아닣다』로서 위에 (三)에 내가 말한 『하야니, 그러면』 등에 「ㅎ」가 탈락되는 것과 전연 동일한 이유로 『아닣려』가 『아니려』로 된 것임이 분명함은 『그러니, 그러려면』 등과 똑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공과」의 一五一, 一六四, 一六八, 一七五, 一八五면 등에 서창제씨가 『않게 하소서… 생각치아니하겠나이다…… 떠나지 아니하리이다… 맞지 않는 것은… 있지 않으니』 등등이 「옛공과」엔 『아니케…생각지아니켓나이다·떠나지 아니리이다…맛지아니는 것은…잊지아닛나니』 등등으로 되어있어 이러한 예는 실로 메거키 난히다… 그리고 보면 「한글맞춤법 일안」의 제十항(三)도 모르는 저 서창제야 말로 『불합리를 정경대법으로 삼는 마귀세계』의 인간이 아니고 무엇이냐. 오! 가련한 족속!
⑤서창제씨는 또 「옛공과」에 『호발』이란 말이 있다하여 「이것도 말이죠』하며 이것은 『무정견한 태도』라 해놓고는 『호말』만이 옳은데 이건 「맹자양혜왕장」에 나오는 『추호지말』에서 온다고 했다.
이 얼마나 요절할 노릇인가…… 그래 『호말』이 『추호지말』에서 나왔다하니 그래 문자치고 중국 글에서 안나온 것도 있단 말이냐…… 십리 백리밖에 있는 글자들을 주어 맞추어가지고 우리말의 어휘를 만들었단 말이냐…… 『추호지말』이면 『추호지말』이지 어찌 『호말』이 된단 말이냐. 차라리 옳게 말하려거든 이 『호말』이 저 노자(老子)의 『生於毫末』이라는데서 나온다고 해야 꽉 째이지 않느야… 그리고 그가 지나서적을 얼마나 읽었길레 『호말」이란 말은 지나서적엔 없고 겨우 우리 <선정율곡>의 「두선」에 한번 뵈어는말을 『무정견』하게 함부로썼다고 주제넘게 나무라느냐… 지나에 맹자(孟子) 이래 가장 우수한 대유(大儒)가 누구인지나 아느냐…… 그가 곧 <한유>(韓愈, 字 <退之>, 號추 <昌黎>)이다. 그의 저서에 『호발진비, 무차와』(毫髮盡備, 無差訛)란 구절이 있는 줄을 알기나하고 방언((放言)을 뇌까리느냐…
이런 것은 다 그만 두고라도 당장 현행 「국어구문학회편찬)을 펼쳐놓고 눈을 똑바로 뜨고 보라. 거기는 『호말」 뿐아니라 『호발』도 뚜렷이 있지 않느냐(六, 七, 八, 九)에 『아오로, 고로움, 부어지는 어지러이다』 등은 모두 「문어체」인데 이것을 전연 모르고 오직 「구어체」만 가지고 떠드는 자에게는 『쇠코에 경읽기』니 그만두거니와 속담에 『송아지 못된 것은 엉덩이에 불이난다』는 격으로 제멋대로 지꺼리겠지마는 이런 것에 대하여 三년전 나의 「졸고」에 썼던 말을 다시한번 환기하면 『이처럼 아름다운 비단옷에 웬 「×칠」은 이다지 심할까…… 구어체가 그렇게도 구미에 맞거든 차라리 전체문체(全體文體)를 모조리 구어체로 바꾼다면 또 모르거니와』라 하였었다. 여기 특히 한가지 부언할 것은 서창제씨는 『아오로』란 고어(古語)에도 없다하였는데 그것은 시창제씨가 모르기 때문에 「고어」에도 없다는 말뿐이지 「한불지전』에 버젓이 『아오로, 아올노, 아오르다, 아오로다』가 있고 「한어문전」 一四七의 「접속사」에도 그리고 『한영대전」에도 『아오르다』『아오를병』… 그리고 옛사본(四本) 문답에도 「성세」(聖洙)에 『아오로 그 마땅히 받을벌』 「견진」에도 『그 代子 代女와 아오로 代子女의 父母』라 쓰여 있는 등 실로 매거키난 하다.
朱在用 神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