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탐지기(深知機)란 것이 있다. 이것이 발달하여 실용되고 있는 판이다. 수사기관(搜查機關)에서 범인의 진술을 들을 때 의심나는 곳이 있으면 이 기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듣기로는 이 기계에 반응(反應)되는-사람의 참말을 할 때와 거짓말을 할 때와는-심장의 고동(鼓動)이 다른 것을 응용하여 이것을 가지고 분간을 지을 수 있다한다. 흥미있는 현상이다. 참말을 할 때와 거짓말을 할 때와는 어째서 심장이 달리 뛰는지? 어릴 때 동무들의 콧등을 간지려 보던 생각이 난다. ▲이러고 보면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마련인게 분명하다. 심장이 달리 뛴다니 몸에도 해로울 것 같이 생각 된다. 거짓말이 진리(眞理)와 전혀 반대되는 것이요. 진리의 근원인 천주를 거스리는 바임을 새삼 늘여 놓을 것은 없으려니와 제아무리 마비된 양심을 가진자라 할지라도 이렇게 기계적 반응을 낱아내고야 만다는 것이니 이는 양심의 실존(實存)을 기계적으로 증명한 것이라고나 할까. ▲우리는 하찮은 일에 아무런 까닭없는 거짓말을 하는 수가 많다. 이런 일은 어른들 사회에 더욱 심하다. 가령 약속 시간을 어겼을 때 가맣게 잊어먹고서도 무엇인가 구차한 설명을 붙여 속이 환히 드려다 보이는 거짓말을 거뜬히 해치운다. 참 밝지 못한 마음가짐이다. 어디서 였던가 「아프리카」 사람들은 거짓말을 잘한단 말을 들었고 「인도」인 말은 무슨 말이건 반쯤은 거짓말인줄 알라는 소릴 듣고 불쾌했던 기억이 치솟는다. ▲남의 말을 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이 방면엔 별로 남에게 뒤떨어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잘아나서는 모든 불화(不和)의 원인을 장만한다.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퍼뜨려서는 동료 간에 이간을 붙이고 그것을 뒷전에서 보고 즐기는 그런 악취미(?)는 결국 자(自虐) 행위와 다른바 없다. ▲이런 경우 그런 거짓말을 사소한 것으로 가볍게 여기는 지도 모르지만 알고 보면 이에 더한 정신적 착취는 없는 법이다. 눈에 보이는 물질의 착취와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어릴적부터 명랑하고 자유 발랄히 잘아날 것이요. 동료들의 신망을 모으면서 오면 학교생활을 통해 우리의 얼굴에서 마져 우울한 그림자까지 가셔버리도록 해야 하겠다. ▲거짓말 탐지기보다 비할 수 없이 정확한 「양심」만이 평화를 누리게 할 것이요. 또 남에게도 평화를 끼쳐줄 수 있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