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조건부 승인함으로써 생명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역사의 시기시기마다 불거지는 이러한 생명문제에 대한 교회의 입장은 단호하다. 생명은 창조주 하느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어떠한 명분으로든 그것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회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어내기 위해 인간 배아를 복제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일 뿐 아니라 인간 생명을 착취하는 최악의 방법이라는 의견을 개진해왔다. 이에 따라 한국 교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전세계 가톨릭교회를 포함한 종교계, 나아가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최소한의 윤리적 의식을 지닌 전 인류와 함께 이번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교회 차원의 이러한 움직임은 인간 배아 복제 연구 허용이 가져올 수 있는 생명에 대한 위협과 파장이 매우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미 생명윤리법이 제정될 때부터 이러한 우려와 개탄은 해묵은 것으로서 그동안 한국 교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배아 복제 연구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끊임없이 배아 복제 연구를 경제 성장의 도구로 삼으려는 ‘경제제일주의’ 일변도의 정책 방향을 고수해왔고, 과거 황우석 박사 사건이 던져주는 교훈까지도 무시한 채 배아 복제 연구를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인간 존재를 마치 판매되는 의약품처럼 취급하며 인간 생명을 볼모로 경제적인 이해만을 따지는 반생명적인 것이다. 우리는 생명윤리법이라는 허울을 쓰고 자행된 이번 결정이 오히려 생명윤리를 훼손하고, 맹목적인 생명과학과 산업의 입장에 섬으로써 최소한의 명분과 정당성마저 상실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의 연구들은 인간 생명을 훼손하지 않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윤리적인 문제없이 줄기세포를 얻어낼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교회의 주장이 올바른 것임을 확인시켜준다. 특히 배아를 이용하지 않고도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최근의 기술 발전에 비춰볼 때 논란 투성이 기술에 매달리는 모습과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태도에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때일수록 그리스도인들은 생명의 본질을 올바로 바라보고 신자로서의 소명에 비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경계선까지 넘으려는 온갖 시도에 끝까지 맞설 각오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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