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103위 성인에 이어 124위의 새 복자(福者)를 품에 안았다.
지난 1984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103위 순교자가 성인 반열에 오른 지 꼭 30년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교황좌에 오른 후 처음으로 찾은 한국에서 순교자 124위를 복자 반열에 올림으로써 아시아 대륙에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선사했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가 열린 16일 오전, 종교와 이념, 국가를 뛰어넘어 전 세계의 눈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 쏠렸다.
“하느님의 종들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라 부르고, 5월 29일에 그분들의 축일을 거행하도록 허락합니다.”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운 100만 명의 눈길이 따르는 가운데 제단에 오른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로운 복자 탄생을 선언하고 한국교회에 새로운 희망의 여정을 요청했다.
이날 시복식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등 주교단과 제단에 오름으로써 역사적인 막이 올랐다.
참회 예식과 자비송에 이어 교황 앞에 선 주교회의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마산교구장)가 시복을 청원하고 124위 순교자 시복 건의 로마 주재 청원인 김종수 신부(로마 한인 신학원장)가 124위 약전(略傳)을 낭독한 뒤 교황이 시복문을 펼쳐들고 시복을 선언함으로써 대단원에 이르렀다.
절정의 순간, 천상에 가닿을 듯 성가대의 찬가와 신자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새벽 빛을 여는 사람들’로 명명된 가로 3미터, 세로 2미터 크기의 124위 복자화가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일제 강점기인 1925년(79위)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직후인 1968년(24위) 로마에서 열린 시복식에 이어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세 번째로, 한국 땅에서 열린 시복식을 통해 믿는 이들은 한국 교회의 뿌리를 재확인하고 하느님 나라를 향한 새로운 여정에 나섰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지고 갈 십자가에 힘을 실어줄 새 복자 124위는 1791년 신해박해 3위, 1795년 을묘박해 3위, 1797년 정사박해 8위, 1801년 신유박해 53위, 1814년 박해 1위, 1815년 을해박해 12위, 1819년 박해 2위, 1827년 정해박해 4위, 1839년 기해박해 18위, 1866년과 1868년 병인ㆍ무진박해 19위, 1888년 박해 1위로,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건너간 영광의 화인을 교회사에 아로새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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