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2007년 한국교회는 ‘책읽는 교회 성숙한 신앙’의 면모를 뜨겁게 드러내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가톨릭신문이 전개한 제1차 가톨릭독서문화운동 - 신심서적 33권 읽기를 바탕으로 맺은 결실이었다.
당시 독서문화운동은 신자들이 신심서적 읽기를 습관화하도록 도와, 개개인의 내적 성화에 힘을 실었다. 특히 공동체별로 함께 책을 읽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공유함으로써 공동체의 친교와 일치를 한층 깊이 다지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공식적인 독서문화운동이 끝난 후에도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독서모임과 아카데미 뿐 아니라 각 본당 차원에서 교회 서적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영적 독서모임을 이어가는 사목 활동들이 늘어났다. 새로운 사목 패러다임의 하나인 ‘독서사목’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실천 방향 등의 비전 제시도 이어졌다.
이 독서문화운동은 ‘가톨릭신자들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정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 교회는 ‘신심서적 33권 읽기’를 통해 신자들이 신심서적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지만,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잘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4월 19~28일 가톨릭신문과 서울대교구 가톨릭 인터넷 굿뉴스가 전국 가톨릭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톨릭 폴(Poll)’ 공동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설문 응답자들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몰라서’(30%)를 많은 서적들 가운데 교회서적을 잘 읽지 않는 대표적인 이유로 제시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삶을 읽어내는 과정이다. 무엇을 읽고, 무엇을 머리와 마음에 담느냐에 따라 행동 또한 드러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을’ 읽느냐는 것은 책읽기에서 가장 먼저 고려돼야할 요소다.
특히 현대사회의 변화 속도와 진폭은 과거 어느 시대보다 격렬하지만, 새로운 상황과 조건에 대처하는 답은 뚜렷하게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심서적’ 은 가톨릭교회가 전통적으로 이어온 삶의 지혜와 영성의 보화들을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전하는 대표적 도구로 그 가치를 더한다.
하지만 현대인 대다수는 ‘책읽기’를 어려워는 경향이 짙다. 이른바 ‘디지털 세대’는 책을 지식 혹은 체험으로 파악하기 보다는 단순히 취사선택 가능한 ‘정보’로 취급한다. 자연스럽게 책읽기에서도 멀어지고 있다. 하이퍼텍스트 정보를 산발적으로 찾아가는데 익숙해진 이들이 몰입하고 성찰하는 기능을 점점 잃어가기 때문이다.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기보다는 재미와 효율성 등을 찾는데 익숙해져가는 신자들에게도 그 어느 때보다 ‘함께’ 책을 읽고, 그 안에서 길어 올린 삶의 의미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가톨릭신문은 신자들이 다양한 신심서적 읽기를 통해 참된 신앙의 여정을 새롭게 발견하도록 돕는 노력의 하나로 제2차 ‘신심서적 33권 읽기’를 시작한다.
가톨릭신문이 새롭게 전개하는 이 독서문화운동은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할 지 구체적으로 제시해 개개인 뿐 아니라 공동체의 내적 성숙을 이루는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제2차 ‘신심서적 33권 읽기’ 시작에 앞서 격려사를 통해 “사람이 성장하는 데에는 육체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책을 통한 지적·정서적·도덕적 성장 또한 중요하다”며 “특히 신심서적을 읽는 수고로움은 영적 풍요로움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